지난 2012년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화두는 ‘복지’였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를 두 번이나 치르면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복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복지가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은 제시되지 않았다. 심지어 복지는 여전히 그 실질적 대상자인 국민들에게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복지는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EBS 다큐프라임 <행복의 조건, 복지국가를 가다> 제작팀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 진보정의당 당사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 진보정의당 진보정의연구소는 지난 21일 오후 EBS 다큐프라임 <행복의 조건, 복지국가를 가다> 제작팀을 초청해 서울 영등포 진보정의당 당사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우재호 PD, 최남숙 책임PD, 나은아 구성작가.ⓒ미디어스

EBS 최남숙 책임PD는 “(기획 과정의) 가장 큰 고민은 복지라는 주제가 전 연령층에 걸쳐 해당된다는 문제였다”며 “복지가 실질적 문제임에도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피부에 와 닿게 설명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복지국가를 가다>는 개인 사례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일례로 1부 ‘노동’ 편에서는 프랑스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 공장과 스웨덴 볼보 자동차 공장의 대량 해고 사태를 경험한 노동자들, 독일 노동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짚었다.

푸르메프로덕션의 우재호 PD는 “제도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밀착하고 싶었던 이유는 실현 가능한 것들이라도 찾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제도 하에서도 세금을 적게 내더라도 실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고 전했다.

우재호 PD는 이어 “복지는 사람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 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병원비를 얼마 보태느냐의 문제를 넘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복지는 정책이 아닌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EBS 다큐프라임 <행복의 조건, 복지국가를 가다> 1부 ‘노동’ 편에서는 프랑스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 공장과 스웨덴 볼보 자동차 공장의 대량 해고 사태를 경험한 노동자들, 독일 노동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짚어냈다.ⓒEBS

제작팀은 <복지국가를 가다>를 통해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려 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남숙 책임PD는 “복지를 보는 저희의 생각이 무엇인지 보여드렸지만 결코 정답의 틀에 들어 있지는 않다”며 “이념적 색깔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누구나 한 번쯤 꿈을 꿔 보자는 취지에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최 PD는 또한 “복지를 논하고자 한다면 ‘이런 것이 있다’며 참고 자료를 성실히 취재해 충분히 제시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며 “무엇을 취사선택할지 그 가능성은 프로그램을 보시는 여러분께 있다”고 강조했다.

나은아 구성작가는 “산재한 갈등이 어떻게 처리되고 해결되는지를 담지는 못했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제도가 이루어졌는지 여지는 두었다”며 “관심이 있으면 그 점에 주목해 프로그램을 보고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는지 개별적으로 공부하면 방송 이후 노동과 복지를 공부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 16일부터 23일까지 방송된 <복지국가를 가다>는 노동, 의료, 주거, 보육, 교육, 노후 등 총 6개 주제로 구성되었다. 지난 방송분은 EBS 다큐프라임 홈페이지(바로가기)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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