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MBC 기자가 MBC 사내게시판에 경영진 비판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26일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 이용주 MBC 기자 - 2011년 12월 20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이 기자는 최근 계속되는 교육명령과 비제작부서 배치 등 MBC 경영진들이 사내 구성원들에 내리는 과도한 인사 조치를 비판하는 글을 MBC 보도국 게시판에 남겼다. MBC는 25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기자의 글을 '사내 질서 문란 행위'로 규정한 뒤, 26일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기자는 <PD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사발령 때마다 교육명령이나 비제작부서로 밀려난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돌아오는 상황"이라며 "MBC의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여겨 비판의 글들을 올렸다. 미래전략실로 발령이 났을 때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를 직접적으로 문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지난달 2일 비보도 부문인 미래전략실로 전보 조치를 받았다. 당시에도 '사내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전보 조치를 하는 것은 보복성 인사'라는 MBC 구성원들의 비판이 거셌고, 이 기자 역시 "MBC가 공영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기사링크)

MBC 내부에서는 외부 언론도 아닌 사내게시판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직전 단계인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재훈 MBC 노조 홍보국장은 2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조합원이 자신의 글을 외부에 공표한 것도 아니고, 회사 사원들만 보는 게시판에 올린 것임에도 정직 6개월이 나왔다"며 "이 사안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문제가 아니라 대화와 의사소통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홍보국장은 "MBC노조는 즉각 이 조합원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며 "노조의 공식적인 입장도 정리해서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5월, 당시 최형문 MBC 기자회 대변인은 회사 측의 시용기자 채용 움직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기자회의 보도국 농성을 주도했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또, 지난해 초 MBC 기자회의 제작거부를 주도하다 1차 해고됐던 박성호 당시 MBC 기자회장의 재심 결과가 '정직 6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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