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언론노동자들과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취임 뒤 보여온 일련의 행태를 언론 장악을 위한 음모라고 규정하고 "지금과 같은 행태가 계속될 경우 미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적 저항 이상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폭로된 대통령 업무보고를 위한 방통위원회의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 과 관련해 "여론 다양성을 신장하기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방송 독립성을 내팽개치고 방통위설치법의 취지를 무참하게 짓밟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위의 업무보고서, 여론다양성 신장 정책은 안 담겨"

이들은 또 "보고서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미명하에 MBC, KBS2TV를 손보려는 의도를 감추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한 대기업의 지상파 소유 허용 의도 △방송광고공사 해체에 따른 지역방송 및 종교방송 고사 우려 등도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가운데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KBS 정연주 사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배후에서 '작업'을 서슴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고, 최근에는 EBS 사장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는 정황들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며 "최시중씨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사령관'"이라고 꼬집었다.

"언론장악 책동하는 최시중씨는 물러나야"

연대발언에서 문효선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은 "방통위는 방송을 넘어서 인터넷 여론 등 국민의 작은 목소리까지 막기 위해 갖가지 술책을 다하고 있다"며 "이미 오래전에 정치적 독립성을 내팽개친 최시중씨는 조용히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취임 100일만에 존립의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의 문제를 요약하자면 '거짓말'"이라며 "최시중씨 역시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수십여 가지의 일을 하고 있음에도 안하는 척 발뺌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박성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청와대는 난국을 모면하기 위해 어제(10일) 내각이 총사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꼼수에조차 최시중씨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수시로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과 국정운영을 논의하고 당정협의에도 참가하는 최씨가 왜 쇠고기 정국의 난맥을 책임지지 않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덕수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였던 구본홍씨가 YTN사장으로 내정되는 등 정부는 지금 만천하에서 드러내놓고 언론장악음모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언론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만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정부가 과연 국민과의 소통을 이야기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이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이른 시일 안에 사퇴하지 않으면 전체 시민사회와 함께 전면적인 퇴진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