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 최강서 씨의 빈소. 죽음 후 15일이 지났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사측이 제기한 158억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많은 압박감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간부였던 고 최강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2주가 지났으나 아직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생계가 어려워 생긴 비관자살이라며 노동자의 죽음을 회피하는 한진중공업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박성호 부지회장은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최강서 씨를)죽음으로 내몬 한진중공업은 생계가 어려워 비관자살을 했다고만 할 뿐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부지회장은 “한진중공업 회장이 선박수주를 못하면서 발생한 정리해고와 정리해고자들의 현장 복귀 후 바로 이어진 강제휴업 등의 이유로 최강서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정리해고 당시 2년 6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아 생계가 어려워졌고, 대선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박성호 부지회장은 “사측은 가족에게만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민주노조 말살 행위를 중단하고, 노조 측에 제기한 손해배상도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이 노조를 상대로 15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성호 부지회장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했다지만 사실 파업과 관련된 것은 1/3도 안 된다”며 “파업 전 전문 기술자들이 빠져나가는 등 회사기술력 부족으로 생긴 문제를 파업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성호 부지회장은 “새 정부는 국민대통합을 만들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민대통합 실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씨는 사측이 제기한 거액의 소송에 심한 압박감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 후 “민주노조 사수. 158억 죽어서도 기억한다”,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 자본”이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4일 부산지역 일간지에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시민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며 고 최강서 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간부 등 개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및 형사고소 고발은 모두 취하했다며, 158억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 2010년부터 지속된 파업으로 발생한 재산상·금전상의 직접적인 손해액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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