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SBS 요청으로 카카오가 소유하고 있는 SBS M&C 지분 인수를 철회한 지역민영방송 9개사가 곤경에 처했다. M&C는 SBS와 지역민방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미디어렙이다.  

카카오에 계약금까지 지급한 지역민방이 이달 말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거액의 지연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M&C가 카카오와의 계약에 관여한 2개 지역 민방의 광고를 삭감했다고 한다.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지민노협)는 9개 지역민방 사장에게 ‘SBS의 악의적 보복이 이어짐에도 왜 눈치만 보고 있냐’며 “카카오와 계약위반으로 지역민방에 손해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사장들에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민영방연합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민영방연합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지역민방 9개사 사장단이 공동출자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나인컬러스TV는 카카오가 보유한 M&C 지분 10% 인수를 추진했다. 나인컬러스TV는 카카오와 지분인수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불했다. 지역민방 9개사는 각각 지분 2%씩 보유하고 있고, 카카오 지분을 인수하면 M&C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SBS는 M&C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방송광고판매대행법’(미디어렙법)상 소유규제 규정을 위반한 상황으로 지분율 10%를 초과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는 SBS에 M&C 지분 30%를 처분하라고 시정권고 했다. 

그러나 나인컬러스TV는 SBS가 지역민방 사장들에게 M&C 지분매각철회 요청 공문을 보내자 인수 절차를 중단했다. 나인컬러스TV는 카카오와 맺은 계약에 따라 12월 말까지 인수금을 지불해야 한다. 잔금을 납입하지 않을 시 미납금액의 5%에 해당하는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

지민노협은 12일 성명을 내어 “지금까지 사장들은 왜 SBS의 눈치만 보고 있나”라며 “그 사이 SBS M&C는 자의적으로 인수와 관련한 2개 지역민방사를 지목해 광고 삭감이라는 악의적 보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머지 사장은 내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무사안일한 생각으로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을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지민노협은 M&C가 방통위의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방통위는 M&C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네트워크 지역지상파 방송사업자 간의 네트워크 공고합의서에 대한 충실한 이행’ ‘방송광고 매출 배분 기준을 정하기 위한 협의체 운영’ ‘합리적인 방송광고 매출 배분 마련’ 등을 권고했다.

지민노협은 ”재허가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는 M&C에 대해 지역민방 사장은 방통위에 항의하고, SBS에 협약 개선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M&C에 대한 재허가 심사는 2025년 진행된다. 

지민노협은 M&C를 향해 ”광고판매 및 배분 권한을 교묘히 악용해 지역민방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폐쇄적 운영을 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민방 사장들을 향해 ”SBS와 카카오의 선의적 처분만 기다리지 말고 불공정한 네트워크 협약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해 지역민방의 생존의 길을 찾고 지역민을 위한 기본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SBS의 눈치만 보다 카카오와 계약위반으로 지역민방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사장에게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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