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아들이 해시드 자회사 언오픈드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인 NFT 투자자 대응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 아들은 항의하는 일부 투자자를 대화방에서 강퇴시키는가 하면, 과거 언오픈드가 언론에 배포했던 보도자료와 다른 주장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언오픈드 NFT 프로젝트 다바, '먹튀' 의혹

지난 2021년 11월 언오픈드는 '다바'라는 NFT 프로젝트를 내놨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아바타를 구매하고 게임 등을 통해 획득한 웨어러블 아이템을 착용해 변형된 NFT를 거래하는 형태였다.

다바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다바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언오픈드는 다바 프로젝트를 내놓으면서 추후 토큰을 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토큰 발행이 필수적인 요소다. 지난 2021년 11월 21일 민팅에서 다바 NFT 1만 개가 모두 팔렸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당시 언오픈드가 모은 돈은 약 25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언오픈드는 지난 5월 31일 다바 프로젝트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하기로 했지만 실행하지 못한 것, 그리고 그 이유>라는 공지를 올렸다. 탄탄한 토큰 이코노미와 커뮤니티,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토큰을 런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때까지 다바 투자자들은 토큰 발행이 잠시 미뤄진 것으로 보고, 특별한 항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바 프로젝트의 토큰 발행은 5월에서 6월, 6월에서 8월로 미뤄졌고, 현재까지도 토큰 발행 소식은 없는 상태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언오픈드는 다바 프로젝트 투자금 대부분을 소진했다며 사업을 축소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자금 사용내역 소명과 함께 환불을 요구하며 '먹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기현 아들, 투자자 항의에 "환불 없다"…항의하면 '강퇴'

다바 프로젝트 먹튀 의혹에 언오픈드는 항의하는 투자자 대응에 나섰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지만,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바 프로젝트 디스코드 대화방을 살펴보면, 투자자 항의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은 김 대표 아들이다. 2022년 11월 25일 김 대표 아들은 다바 커뮤니티 대화방에서 '언오픈드 COO' 자격으로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했다. 김 대표 아들은 "사업이 폐지됐을 때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는 투자자 질문에 "환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11월 25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아들이 다바 프로젝트 디스코드 대화방에 올린 글. (사진=디스코드 캡처)
지난해 11월 25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아들이 다바 프로젝트 디스코드 대화방에 올린 글. (사진=디스코드 캡처)

김 대표 아들은 "보상이라고 표현을 해주셨습니다만, 커뮤니티 내에서 환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주셨던 걸로 환불을 기준으로 말씀드린다"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약 다바의 사업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환불할 수 있는 자금이 남아있지 않고 이미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아들은 "다바의 경우 정확히는 다바 디지털 상품에 대한 판매 계약이지만, 블록체인 업계 통념상 투자로 봤을 때 자산이 남아있는 상태로 남은 자산을 홀더들에게 배분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말씀드린대로 현재 다바팀은 재정이 마이너스 상태로 홀더(투자자)들에게 배분할 자금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다바 단톡방에서 언오픈드 측에 여러 소명을 요구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단체방에서 강퇴당하기도 했다. 다바 프로젝트에 투자했던 한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 비용 이런 것들을 투자자 한 분이 따지자 김 씨가 강퇴시켰다"며 "따지기가 어려운 것이 (의혹에 대해)물어본 사람들은 (대화방에서)강퇴당한다"고 말했다.

"언오픈드와 다바는 별개"? 과거 보도자료엔 "직접 서비스"

김 대표 아들은 다바 프로젝트 '먹튀' 논란에 '언오픈드'와 '다바팀' 사이에 선을 긋기도 했다. 다바 프로젝트의 실패는 자신이 근무하는 언오픈드의 탓이 아니라는 취지다.

김 대표 아들은 "언오픈드의 사업 구조는 분사를 전제로 모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언오픈드는 현재 5개의 프로젝트 중 3개의 프로젝트는 별도 법인이고 1개는 법인 설립 중이며, 1개는 설립을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 여기서 설립을 하지 않은 것에 다바가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아들은 "언오픈드의 브랜드가 다바 홍보에 활용된 것은 맞다"면서도 "다바 프로젝트의 토큰 발행은 언오픈드가 하는 것이 아니다. 다바가 토큰 발행을 하더라도 다바의 토큰인 것이지 언오픈드의 토큰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미디어스가 보도자료 배포업체 뉴스와이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언오픈드는 먹튀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는 다바 프로젝트를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도자료 배포 업체 뉴스와이어의 언오픈드 소개 페이지. 다바프로젝트 홈페이지가 적혀 있다. (사진=뉴스와이어 캡처)
보도자료 배포 업체 뉴스와이어의 언오픈드 소개 페이지. 다바프로젝트 홈페이지가 적혀 있다. (사진=뉴스와이어 캡처)

뉴스와이어 기업뉴스룸 페이지에 따르면, 언오픈드는 지난해 여섯 차례에 걸쳐 다바 프로젝트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언오픈드는 지난해 4월 28일, 5월 19일, 6월 22일 "언오픈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립토 VC(벤처 캐피털) 해시드의 자회사"라며 "DAVA는 언오픈드가 직접 서비스하는 NFT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또 뉴스와이어 기업뉴스룸 언오픈드 소개란에 다바 프로젝트 홈페이지가 기재돼 있다. 기업소개란에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K-Pop, 아바타 NFT 등의 영역에서 여러 개의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미디어스는 언오픈드에 다바 프로젝트 먹튀 논란과 김 대표 아들의 대응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이메일을 보냈지만, 반송됐다. 실패사유는 "받는 사람의 메일 주소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휴면 상태"였기 때문이다.

14일 미디어스는 언오픈드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로 질문지를 발송했지만, 메일 전송에 실패했다. 실패사유는 메일주소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휴면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메일 캡처)
14일 미디어스는 언오픈드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로 질문지를 발송했지만, 메일 전송에 실패했다. 실패사유는 메일주소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휴면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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