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힘 청년 지도부와 대통령실 청년정책 담당 행정관, 정부 관계자 등이 함께 하는 '청년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가 청년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며 간담회를 열었다. 그런데 청년노동자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청년 중 한 명은 '사장 아들'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일하는 청년들의 내일을 위한 두 번째 이야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일하는 청년들의 내일을 위한 두 번째 이야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13일 오후 청년 당·정·대는 서울 구로구 알비바바 커피에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여권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노동자 대표 자격으로 삼덕상공 생산관리팀장 김지호 씨, 코코넛사일로 웹디자이너 김 모 씨, 서흥알이에프 사원 이 모 씨가 참석했다.

이 가운데 김지호 팀장 부친은 삼덕상공의 대표로 확인된다. 사업장을 물려받을 '사장 아들'이 청년노동자 간담회 참석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이 자리에서 "주 69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하면 부정적이진 않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현장에서는 많다"고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2018년 6월 26일 조선비즈는 기사 <할아버지·아들·손자까지 대 잇는 강소기업…군납 1호 기업 삼덕상공>을 게재했다. 조선비즈가 "아들도 근무하고 있다고 했는데"라고 묻자, 김권기 대표는 "아들은 서울예대에서 연극을 전공했는데 할아버지가 세우고 아버지가 키운 회사여서 그런지 애착이 큰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공장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했고, 지금은 품질관리부에서 인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김 대표와 김 팀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첨부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청년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간담회에 취지에 맞지 않는 인사를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청년노동자 간담회라고 해놓고 사용자 입장인 사장 아들을 불러 결국 입맛에 맞는 얘기를 청취한 것 아니냐"며 "'69시간 근무가 괴담'이라는 현수막을 걸 시간에 청년 노동인권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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