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언론사 기자를 사칭한 사기성 스팸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자를 사칭해 투자 정보를 전하고 단체카카오톡 방으로 유도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식이다.

지난달 25일 경제방송사 A사에 근무하는 B 기자는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A사 OOO 기자라고 소개한 발송자는 "급등주 세력 정보 500명 선착순에게만 무료 공개한다"며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초대 링크를 보냈다.

언론사 기자를 사칭한 사기성 스팸 문자메시지. (자료=미디어스)
언론사 기자를 사칭한 사기성 스팸 문자메시지. (자료=미디어스)

B 기자는 혹시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 OOO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직원이 있는지 확인해봤지만, 직원들 중에도 OOO은 없었다. B 기자는 "우리 회사를 사칭한 문자메시지가 온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혹시라도 기자 사칭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지 기자를 사칭한 문자메시지도 있었다. 지난 3일 경제지 C사 □□□ 기자라고 소개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여의도 최고급 상위 정보 공유를 하겠다. 기대하셔도 좋고 일체 비용 없다"며 "이번 작전 정보는 현직 국회의원 및 기업세력들이 함께 참여해 화요일 오전부터 거래량 10배 이상 폭등할 예정이고 확정"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기자들이 수소문한 결과 C사에 □□□이라는 기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자메시지 역시 가짜였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자메시지를 통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진입하면 확인되지 않은 투자정보를 유포하거나, 위험성이 높은 주식 투자, 사기성이 높은 가상화폐 투자 등을 수익성이 높은 금융상품으로 둔갑시켜 입금을 유도한다. 하지만 추천받은 종목의 가치가 폭락하거나 돈을 받은 후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일명 '투자리딩방 사기'다.

이러한 사기 행각은 2020년 초반 주식·코인 열풍에 편승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 기준 경찰에 접수된 투자리딩방 사건만 760여 건에 이르고 있다. 다수의 피해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언론사 기자를 사칭해 문자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사기 행태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100일간 투자리딩방 사기를 집중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리딩방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당들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대포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기 피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이러한 종류의 범죄 행위가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소비자들도 기자를 사칭한 문자메시지가 있을 수 있으니, 단체대화방 초대가 온다고 믿지 말고 기자가 정말 그 언론사에 근무하는지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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