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 씨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A 씨가 지난해 11월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 씨는 검찰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 오는 8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A 씨는 2022년 3월 경 인터넷사이트 나무위키에 라파엘 라시드 기자의 가족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무위키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내용을 수정할 수 있고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라파엘 라시드 기자.
라파엘 라시드 기자.

A 씨는 라시드 기자의 부친을 방글라데시 비하르인이라고 주장했다. 비하르인은 방글라데시에 있는 친 파키스탄 소수민족이다. A 씨는 라시드 기자의 가족이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 측, 자마아티 이슬라미 라자카르 민병대에 부역했다가 프랑스로 망명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한국으로 치면 친일파 후손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자마아티 이슬라미 라자카르 민병대는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집단이다.

한때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방글라데시는 1971년 독립전쟁을 통해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했다. 서파키스탄이 동파키스탄의 벵골인들을 탄압해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이 시작됐다. 

그러나 라시드 기자는 방글라데시 독립투사 집안 출신이다. 라시드 기자의 삼촌 M 씨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인증한 '독립투사'다. 라시드 기자의 다른 삼촌인 N 씨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중 사망한 순교자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9일 A 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벌금 300만 원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 씨는 지난 1월 5일 정식재판청구서를 접수했고, 오는 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라시드 기자는 미디어스에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에서 제 성과 피부색 때문에 인종차별과 사이버불링을 많이 당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제가 하는 일을 질투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출신인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요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라시드 기자는 2006년 한국에 배낭여행을 왔다가 영국으로 돌아가 소아스런던대에서 한국학·일본학을 전공한 후 2011년 다시 한국에 왔다. 현재 13년째 한국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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