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강신규 칼럼] 게임사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넥슨 재팬이 2022년 1월 미국 할리우드 영상제작사 AGBO에 4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고, 11월에는 AGBO의 최대 주주가 됐다. AGBO는 세계적인 영화 감독 루소 형제(Anthony and Joe Russo)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Mike Larocca)가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립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이하 ‘엔터사’)로 넷플릭스, NBC 유니버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애플 TV+, A24, 로쿠(Roku) 등의 파트너와 함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및 극장 배급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컴투스는 도서, 출판, 영상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 영상 분야에는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 미디어캔과 종합 콘텐츠 제작 솔루션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30%와 38.1%이다. 컴투스는 웹소설·웹툰 분야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콘텐츠문학상을 개최하여 유망 작가를 배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웹소설·웹툰 제작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의 지분 18.6%를 인수한 바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스토리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 정글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했다.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손자회사 래몽래인을 통해서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제작·투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로고 이미지 [각 회사 제공=연합뉴스]
넥슨,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로고 이미지 [각 회사 제공=연합뉴스]

스마일게이트는 전문 콘텐츠 제작법인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SmilegateRealies)를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는 영화 <신과 함께>,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으로 유명한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로, 다양한 멀티 콘텐츠 IP를 활용한 영상사업을 추진한다. 매력적인 신규 IP 확보에 나서고 단발적 OSMU(one-source, multi-use)를 넘어 여러 IP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밖에 영상콘텐츠 투자 관련해서는 넷마블이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관심을 모았고, 크래프톤은 드라마 <미생>, <시그널> 등으로 유명한 이재문 대표가 설립한 히든시퀀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스토리와 영상콘텐츠뿐 아니라 디지털 휴먼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가상의 캐릭터와 공간 구현은 게임사의 전문영역이기에,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펄어비스는 북미 메타버스 엔터사인 하이퍼리얼(Hyperreal)에 3백만 달러 투자를 단행했다. 하이퍼리얼은 인지도를 가진 유명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휴먼 ‘하이퍼모델(HyperModel)’ 제작사로,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한 뮤직 비디오 ‘파인드 마이 웨이(Find My Way)’, 소니와 협업한 매디슨 비어(Madison Beer)의 가상 콘서트에 참여해, 현지에서 실제 인물과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넵튠도 케이(K)팝 디지털 아이돌을 키우는 인공지능(AI) 기업 ㈜딥스튜디오와 펄스나인㈜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넵튠은 2020년 디지털 휴먼 ‘수아(Sua)’를 제작한 회사 온마인드를 인수한 바 있다.

넷마블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디지털 휴먼 ‘리나’를 시작으로 제나, 시우 등 디지털 휴먼으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을 데뷔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구성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하 ‘엔터사업’)과 글로벌 인프라를 담당하여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의 VR 연애 어드벤처 <포커스 온 유(Focus on You)>의 주인공 한유아도 데뷔곡 ‘I Like That’을 공개하며 본격 아티스트 데뷔를 마쳤다. 스마일게이트의 ‘세아’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아는 2018년 7월에 처음 공개된 인공지능 가상 크리에이터로, 다양한 콘셉트의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며 꾸준한 인기를 구가 중이다.

온마인드 디지털 휴먼 '수아' [넵튠 제공], 선글라스 광고 모델로 발탁된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오른쪽), [스마일게이트 제공] 넷마블의 가상 인간 '리나', [넷마블 제공]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가상인간 걸그룹 메이브(MAVE:) [넷마블 제공]
온마인드 디지털 휴먼 '수아' [넵튠 제공], 선글라스 광고 모델로 발탁된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오른쪽), [스마일게이트 제공] 넷마블의 가상 인간 '리나', [넷마블 제공]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가상인간 걸그룹 메이브(MAVE:) [넷마블 제공]

게임사의 엔터사업 진출만이 아니라, 엔터사의 게임사업 진출도 발견된다. 하이브는 2022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2’에 참가해, 게임사업 총괄법인인 하이브IM을 통해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이브IM가 처음으로 퍼블리시하는 게임은 게임제작사 플린트가 개발한 <별이 되어라 2: 베다의 기사들>이다. 투자는 직접 플린트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이브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게임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물론 하이브IM은 이미 하이브 아티스트 브랜드를 활용한 캐주얼게임 <리듬하이브>와 <인더섬 with BTS>를 출시한 바 있다. 이처럼 새로운 지식재산권(IP) 발굴과 기존 IP 활용이 교차하는 게임화 작업이 앞으로 매우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게임사와 엔터사의 융합은 한 분야에서 성장시킨 IP의 영향력을 다른 엔터영역과 수용자로 확장해 가치를 높이고 종합 엔터사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그 중심에 하필 게임이 자리하는 이유는, 엔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요소들이 담긴 장르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는 층들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데다, 그래픽 기반의 무국적성을 지녀 문화할인이 적고 글로벌 진출에 적합하다는 부분도 크다. 특히 엔터사의 입장에서는, 기술에 대한 엔터사들의 관심이 엔터기술의 총집합체인 게임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으로도 이해 가능하다. 종합 엔터사들이, 혹은 종합 엔터사를 꿈꾸는 회사들이 사업의 영속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대표적인 분야로 게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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