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대통령실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현역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은 22일 오후 3시 장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실은 "장 위원은 캄보디아 환아 방문 사진에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최소 2, 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허위 발언을 했고, 가짜뉴스를 SNS에 게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상대 국가의 어려운 현장을 방문해 위로하고 공감하는 것은 대부분 국가, 역대 정부가 모두 해온 외교활동의 일환"이라며 "우방국과 우호를 다지는 외교 일정은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함께 지지했던 전통이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우방국인 캄보디아 정부가 해당 일정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야당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캄보디아에게 외교적 결례를 했다"며 "장 위원의 '콘셉트 촬영'이라는 허위 발언이야말로 대한민국,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결례이자, 환아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의 장 최고위원 고발 소식에 정치권에서 '초유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정치권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내 기억으로는 대통령실이 국회의원에 대해 어떤 사유든 고발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당에서 20여 년을 근무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국회의원을 고발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간혹 고발한 사례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면서 "하지만 예산정국에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의 장 최고위원 고발에 대해 민주당은 안호영 수석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고발의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정치적 공방을 형사사건으로 만들겠다니 황당하다"며 "검찰총장 대통령이라서 모든 것을 고발과 수사로 해결하려는 것이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는 지난 순방 당시 배우자 친교일정 대신 독자일정으로 의료취약층 아동의 가정을 방문했고, 그 가정의 '가난과 고통'을 조명을 활용해 사진에 연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그 같은 의혹에 성실히 답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바른 태도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거꾸로 이러한 의혹을 전한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니 참 뻔뻔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고발을 계기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길 바라야 하느냐"며 "대통령실은 고발 의사를 즉각 철회하고 해외순방 당시 김 여사의 독자일정과 사진 촬영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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