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일) 새벽 광화문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시위를 취재하던 KBS 촬영기자가 경찰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신봉승 기자가 KBS 촬영기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신 기자를 방패로 내려치고, 끌어내린 뒤 안경을 쓰고 있는 신 기자의 얼굴 등을 집단 가격했다. 심지어 일부 진압 경찰들은 "기자고 나발이고 다 죽여버려!"라는 욕설까지 했다고 한다. 기자에 대한 폭행에 시민들이 거칠게 항의를 하고난 뒤에야 폭행을 멈췄다.

이 같은 폭행으로 신 기자는 얼굴과 머리, 허리 등에 큰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촬영 보조원 역시 경찰의 폭행으로 허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신봉승 기자는 폭행을 당할 당시, 대치중인 전경과 시위대 사이에서 20여 분간 KBS 로고가 부착된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서 취재하고 있었다. 신 기자는 당시 경찰이 취재를 그만둘 것 종용했지만 이를 듣지 않자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방송사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이 힘들다고 판단한 경찰이 의도적으로 신 기자를 폭행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KBS 기자 뿐만이 아니다. 최근 쇠고기 수입 관련 시위를 취재 중인 기자들이 경찰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경찰은 제대로 된 사과나 진상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찰 수뇌부 또한, 최근 도를 더해가는 시민에 대한 폭력을 은폐하기위해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폭행을 조장하거나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KBS 기자협회는 기자에 대한 경찰의 '야만적인 폭행'을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훼손으로 규정한다. 경찰 수뇌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폭행 당사자와 책임자를 찾아내 법에따라 엄정 처벌하라.

이 땅의 정의와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자들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면 부상당한 신 기자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발표하라.

우리의 이같은 경고를 무시할 경우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기자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게 한 경찰 수뇌부의 말로가 어떠한지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2008년 6월 2일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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