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탁종열 칼럼] 2023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작년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었다. 언론이 주목한 것은 인상률보다 업종·지역별 차등적용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정책이 있다. 바로 올 상반기에 종료되는 '일자리안정자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자리안정자금의 성과에 주목한 언론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깎아내리는 언론만 존재했을 뿐이다.

지난 6월 17일 경남도민일보 안지산 기자가 유일하게 '일자리안정자금'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하는 보도(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종료... 소상공인 탄식)를 했다. 특히 경남도민일보의 해당 보도는 고용노동부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평균 근속기간과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를 비교해 일자리안정자금의 정책적 성과를 평가했다. 2018년 1월 시작된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사업주에게 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하지만 중앙일보의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는 <내년 최저임금 샅바싸움 시작…한덕수 "정부 개입 최소화">(4/6)에서 "최저임금은 문 정부 소주성의 정책 첨병이었다"면서 일자리안정자금을 가리켜 "초유의 시장 교란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최저임금 샅바싸움 시작…한덕수
내년 최저임금 샅바싸움 시작…한덕수 "정부 개입 최소화" -4월 6일, 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의 백승현 경제부 차장은 칼럼 <[백승현의 시각] 최저임금 ‘시즌2023’ 개봉박두>(3/23)에서 일자리안정자금을 가리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희한한 정책’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 칼럼에서 일자리안정자금이 나오게 된 배경에 “두말할 것 없이 최저임금이 있다”면서 “정부는 10조원의 혈세를 날리고도 정책 효과는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을 받은 사업주가 그 지원금을 어디에 쓰는지는 애당초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란다.

[백승현의 시각] 최저임금 ‘시즌2023’ 개봉박두- 3월 23일, 한국경제신문
[백승현의 시각] 최저임금 ‘시즌2023’ 개봉박두- 3월 23일, 한국경제신문

백승현 차장이 ‘똥볼’이라고 비아냥거린 ‘일자리안정자금’은 정말 그의 말대로 ‘듣도 보도 못한 정책’이었을까?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안정자금은 전국 사업장 75만 곳의 315만명의 노동자에게 지원됐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은 4월 17일 '2021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는 321만5천 명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 받은 노동자와 일치한다. 지금까지 4년 동안 지급된 액수는 10조2800억원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 1인당 지원금액은 달라져 올해에는 월 3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국경제 백승현 차장은 “실제 얼마나 일자리를 안정시켰는지 정부 공식 통계는 없다”고 했으나 경남도민일보의 보도는 전혀 다르다. 안지산 기자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평균 근속기간은 2017년 3.9년에서 2020년 4.6년으로 증가했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30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되레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25만5000명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백승현 차장은 “고용만 유지하면 지원금의 용처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고 했으나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부정수급 조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근로복지공단 내에 ‘전담반’을 확대·운영하고, 환수 업무를 강화했다. 그리고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올해부터 신고포상제도를 신설 운영해 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저임금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기여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사업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종료됐다. 언론의 근거 없는 왜곡보도와 무관심이 사업 종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고도 이들 재벌신문은 2023년 최저임금 5%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폐업의 위기에 내몰렸다’고 호들갑이다.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는 ‘이번 달(6월)의 가장 좋은 노동인권보도’로 경남도민일보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종료... 소상공인 탄식>을 선정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