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이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각 신문들은 대부분 두 후보의 검찰개혁 공약을 주요하게 비교했다. 관련 기획으로는 경향신문의 <검찰 왜 바뀌어야 하나>가 눈에 띈다. 경향신문은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를 지난 1일자 신문에 <2012년 11월30일, 대한민국 검찰이 무너진 날> 기사로 다루면서 기획을 시작했다.

<경향> '검찰 왜 바뀌어야 하나' 특집..'검찰, 현 정권의 축소판' 주장

1편 <정권따라 정실인사, 외부 견제방법 없어 ‘무소불위 권력’ 유지 / 인사권 쥔 법무장관은 대통령 눈치 / 수사권·기소권 독점도 문제 투성이>에 이어 오늘자 4면 <검찰, 왜 바뀌어야 하나 ②무소불위 권한 / 사건 발생서 형 집행까지 모든 형사절차 맡는 ‘세계 유일 국가’>, 5면 <검찰, 왜 바뀌어야 하나 ③인사의 문제 / MB의 정실인사, 권력 입맛에 맞는 수사가 결국 ‘검란’ 불렀다>를 게재했다.

5면 기사에 따르면 불명예 퇴진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현 정권에서 서울고검장-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8월 총장이 됐다. 내곡동 사저 사건 때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소환하지 말고,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란 때 한 전 총장에게 반기를 든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검찰 내 TK(대구·경북) 인맥으로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으면서 이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 수사를 맡아 관련자들을 무혐의 처리했다. 기사는 이어 “현 정권에서 법무부·검찰의 노른자위 보직은 이 대통령 고향과 동문인 TK와 고대 인맥에게 돌아갔다. 두 인맥이 ‘MB 검찰’의 양대 축이었던 셈”이라며 “한상대-최재경 두 사람의 충돌을 놓고 검찰 내 고대 인맥과 TK 인맥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밀어줬더니 자기들끼리 치고받다 나자빠진 꼴. 가치나 대의 없이, 오로지 이해관계로 뭉치고 싸우는 현 정권의 축소판이다.

대선 여론조사, 언론사마다 '들쭉날쭉'..믿을 수 있나?

‘대선의 달’ 12월이다. 여론조사부터 보자. 먼저 한겨레신문 1면 톱 <박 44.9% 문 40.9% / “안이 문 도우면” 묻자…박 43.1% < 문 47.7%> 기사. 11월30일~12월1일 이틀 동안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4.9%,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40.9%를 기록했다. 두 후보 격차는 4.0%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이내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돕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후보는 47.7%로 43.1%를 얻은 박근혜 후보를 4.6%포인트 앞섰다. 전날 발표한 SBS 여론조사 결과는 좀 다르다.


한겨레신문과 같은 기간 1500명 대상으로 실시한 SBS 조사에서는 박근혜 46.0%, 문재인 37.8%로 박 후보가 오차범위(±2.5%p)를 넘는 8.2%포인트 차로 앞섰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에 나설 경우 박 후보 45.8%, 문 후보 43.3%로 격차는 2.5%포인트로 줄었다. 한편 오마이뉴스가 12월1~2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 46.8%, 문재인 후보 46.2%로 0.6%포인트 차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안철수, 문재인 지지 ‘관측’과 ‘주장’

<오늘 안철수 캠프 해단식…내일 첫 TV토론…이번주가 대선 승부 분수령>(한국일보 6면) <安행보·첫TV토론 따라 살얼음 판세 요동칠 듯>(국민일보 4면)과 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늘 있을 캠프 해단식에서 변수의 한 축인 안철수 전 후보가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지 관측이 이어졌다. <安, 사퇴 열흘만에 공개석상 文 구원등판 적극 나설 듯>(서울신문 3면), <안철수, ‘정치개혁’ 고리로 문재인 적극 지원 나설듯>(한겨레신문 6면), <열흘 만에 등장하는 安 “文 지지” 밝힐 듯>(한국일보 6면) 등 별도 기사로 다룬 신문들은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데 한 표 던졌다. 한국일보는 "안 전 후보가 그동안 강조해온 정권교체를 언급할 것으로 본다", "새 정치를 열망하는 안철수 현상과 민주당 간 접점을 찾기 위해 고심해 온 것으로 안다"는 안 전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 말을 전했다.

이런 관측과 달리 칼럼을 통해 단절을 주장한 신문도 있다.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순덕 칼럼 <안철수는 불쏘시개가 될 것인가>가 그렇다. 거침없는 소리가 바른 소리는 아니라는 점을 늘상 일깨워주는 이 칼럼이 또 한 마디 했다.

]안철수가 사퇴 선언문에서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이라고 못 박은 것은 민주당이 여전히 친노(親盧) 패권주의에 묶인 구태정당임을 역력히 드러낸다. 무엇보다 문재인 자체가 “노무현의 못다 한 꿈을 실현하겠다”는 친노 기획상품이다. … 안철수는 자신이 왜 정치를 하려고 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새 정치의 꿈이 잠시 좌절됐다고 해서 자신이 흔쾌히 손들어주지 못하는 후보를 국민에게 찍으라고 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김순덕 칼럼에 대한 ‘논평’을 미루고 서울신문 20면에 실린 <종합편성채널 출범 1년 진단 / 종편 ‘시청률 0%대’ 굴욕…킬러 콘텐츠 없었다> 기사를 보도록 하자.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종편 4개 채널 시청률 평균 0.5%대..누구의 미래일까

“분위기가 너무 달랐어요. ‘본지’에서 밀려난 신문사 출신 간부들이 내려와 터를 잡으니 방송에 대한 이해는 애초부터 불가능했지요. 의사결정도 상명하복식입니다. 사사건건 충돌이 일었고, 파견 나온 본지 기자들은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널이 팔린다는 얘기에 타사에서 이직한 기자들은 좌불안석이지요.”(종합편성채널로 이직한 한 일간지 기자) 지난 1일 출범 1년을 맞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중간제목을 일별해도 내용 파악 다 된다. <4개사 평균 시청률 0.548% / 1위 MBN도 고작 0.643% / 재방송 비율도 평균 50%> <예고된 실패·편파보도 논란 / 밀려난 신문사 출신 간부들 방송 지식없이 ‘밀어붙이기’ / 순손실액 총 1000억원 넘어> 등등. 종편 관련 문제는 거론하기 좀 그렇다. 굳이, ‘직접 보고 문제를 확인하라’고, 평균 시청률 0.548%를 더하라고 권하기가 참 그렇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어쩌다 우연히 접하는 종편 방송 체험으로도 족할 것 같다. 앞서 소개한 ‘김순덕 칼럼’ 수준의 이른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 판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끝으로 하나. 몇몇 신문이 11월29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의 연합뉴스, 신화통신 등 5개 외국 통신사와 공동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한겨레신문만 한 대목을 집어서 문제 삼았다. 1면 <이 대통령 “북 선호후보 있겠지만…” 발언 논란>이 그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합뉴스>와 <신화통신> 등 5개 외국 통신사와 한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이 선호하는 후보가 있겠지만 (대선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1월29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그렇지만 우리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지나칠 정도로 개입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이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기를 선호한다’는 걸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선거개입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대통령이 없앴던 국정원 보고도 다시 직접 받는 대통령이라고 하니 엄청난 고급정보가 올라가서 그랬을까. 북한이 선호하는 후보, 나도 궁금하다. SNS에 올라온 한 의견은 ‘대통령, 아직 살아있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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