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호 서울시 교육감 후보.ⓒ미디어스

18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진보진영 단일후보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가난한 아이들,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 그늘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자 한다"면서 현장 중심의 교육을 강조했다.

이수호 전 위원장은 15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전교조를 처음 만들 때 우리의 학교를 바꾸고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 더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했어야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정말 현장에서 고민하고 함께 했던 현장 교사가 학교를 경영하고, 행정 책임도 맡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호 전 위원장은 "그동안 관료들이나 외국에 가서 이론을 배워온 분들이 외국 정책을 우리 현장에 실험하듯이 내려보내 혼란이 가중돼 왔다"며 "그 결과 현재는 '학교 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태가 됐고 큰 책임감을 느껴 이번 교육감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수호 전 위원장은 15일 첫 공식 일정으로 '사후매수죄'로 구속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면회를 다녀왔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서울형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지역의 확대 등 곽노현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들의 좋은 점을 보완해나가면서 더 심화시키고 확대할 것이고 현장과 밀착된 행정을 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면서 "그러자 곽 교육감은 대단히 좋아하시면서 '어떻게든 그런 정책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꼭 당선돼서 우리 교육이 중단 없이 혁신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씀을 해주셨다. 저에게는 큰 힘과 용기가 됐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한 갈등에 있어 '교사의 편을 들겠다'는 문용린 후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문용린 후보의 말씀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에게 정책 같은 것을 협의하는 것은 현장 중심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도 "'교무실에서 나오는 정책'이라야 제대로 학교가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부는 상층 중심으로 정책을 막 밀어넣는 식으로 행정을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폭력 가해학생의 학생부 기재 방침에는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위원장은 "그것은 교육적 효과도 없고 폭력이 예방되지 않는다. 가해자를 기재해서 예방하겠다는 것은 비교육적인 처사"라며 "초중등 교육의 과도한 경쟁과 그것 때문에 일어나는 학교 폭력, 그것으로 비롯된 학부모들의 과도한 사교육비 등 학교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어 "교과부와 교육감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 자치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교육 자치의 핵심은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며 특히 정치적 중립성은 국가 권력이나 정파적 집단으로부터의 교육이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초중등 교육이 안정되고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책임이 교육감에 있기 때문에 중앙 정부나 대학교육협의회라도 맞서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외국어 고등학교와 자율형 사립고'에 대해서 "특수목적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특수목적에 해당하는 교육들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감독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자립형 사립고의 경우는 학교를 서열화하고 경쟁교육을 유발시키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폐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유권자에게 1분 동안 말씀을 해달라'는 요구에, 이 전 위원자은 "현장 중심으로 다가가는 교육정책을 할 것"이라며 "학교를 학교의 주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협동해서 지역·마을공동체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다면 따뜻한 사회를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방향으로 학교 전체를 바꿔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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