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후보 단일화 협의를 장점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고 비판하며 "민주당 측이 신뢰를 깨는 행위를 한 두번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일화 방식 협의팀’의 협상 역시 중단된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오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는 당분간 중단된다. 성실한 조치가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협의에 응할 의사가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과연 단일화 상대에게 할 일인지 묻고 싶다"며 단일화 협의 중단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측은 14일 한국일보에서 보도된 '안철수 단일 후보 양보론'을 문제 삼고 있다. 한국일보 보도에 등장한 문재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는 앞으로 3~4% 정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럴 경우 담판의 가능성이 커지고 (단일화 룰 협상이)이번 주를 넘기면 안철수 후보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의'에서 철수하는 발단이 된 14일자 한국일보 보도. 이 보도에 등장한 문재인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번 주를 넘기면 안 후보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양보론’은 안 후보 측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지난 8일 유민영 대변인은 ‘안철수 양보론’에 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민주당발(發)로 보도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단일화 협상)시작도 하기 전에 (문재인 후보 측이)합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하고, 문 후보 측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공식적으로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13일 구성된 단일화 방식 협의팀은 1차 회의를 통해 ‘익명의 관계자의 발언은 공식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합의해 이를 1차 결과 발표문에 넣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하루 만에 또 다시 ‘안철수 양보론’이 불거진데 대해 안 후보 측은 민주당과 문 후보에게 ‘강한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은 양보설을 제기한 문 캠프의 핵심관계자로 우상호 공보단장과 친노직계로 구분되는 백원우 전 의원 등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4일자 한겨레 보도를 보면 단일부호 경쟁력은 물론 다자구도에서도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드러나자 안 후보 측의 위기감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안 후보 측은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에게 밀리더라도 ‘경쟁력’ 측면에서 안 후보가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단일후보’로 안철수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던 문 후보가 단일화 논의 본격화 시점에 맞춰 안 후보를 추월하는 양상을 보이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철수 양보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오늘로 관측됐던 ‘새정치공동선언문’ 발표가 미뤄진 가운데 안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단일화 논의의 샅바 싸움이 길어질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