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을 비롯한 언론권력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안철수 후보에 대한 '비난'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주최한 '대선보도,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가 1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 11일 오후 3시, 서울 정동에서 '대선보도,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가 열렸다. ⓒ김도연

발제를 맡은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보수언론에게 있어 제도정치, 정치체제의 외부자인 안철수 후보는 인식공격의 대상이며 보수언론의 '안철수 죽이기'는 선거기간 내내 지속될 미래형 게임"이라며 "안 후보가 매력적인 중산층의 지지표를 빼내가면서 보수진영을 배신하는 것처럼 보일 때,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높은 당선 가능성으로서 신자유주의, 보수 정권의 재창출 가능성을 위협할 때, 그에 대한 조·중·동의 반감과 신경질은 극도의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 대표는 "노골적인 '안철수 죽이기' 프레임은 '안철수와 문재인, 끝까지 따로 떼어 놓기'의 프레임과도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면서 "과연 단일화가 될 것인지, 그 방법은 어떤 게 될 것인지를 묻는 이들의 연설에는, 단일화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속내가 담겨있다. 신문들은 지배 여당의 의사와 입장을 그대로 옮기고 있으며, 거의 당 대변인 역할에 가까운 기능적이고 도구적인 언어수행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MBC, KBS 두 공영방송사 선거보도의 편파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한 '안철수 후보 논문 표절 의혹은 한두 달 전에 언론사 기자들에게 넘어간 내용이었다. MBC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전문가 멘트가 하나 없었고 교수들의 의중이 충분히 취재되지도 못했다"며 "사측은 '전문가의 검증이 있었고 우리는 정당한 검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결코 보도 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또 "김재철 사장과 편향된 가치를 가지고 있는 현재 보도라인이 있는 한 (편파보도는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MBC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며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강한 문제제기와 비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방송사의 편향된 시사패널 선택으로 평론가로서의 양심을 지키면서 냉정한 분석을 하기 어려운,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고 입장을 표했다. 방송환경이 보수 패널에게 유리하게 조성돼 진보 평론가로서 소신있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유창선 평론가는 "이런 편향된 환경에서 공정한 보도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야권의 대선 후보 캠프부터 공적으로 편파적 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또 언론단체들도 보다 적극적인 행동과 저항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보도의 편향성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가 지금보다 더 행동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공유됐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무브온의 경우 불공정한 보도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있다. 그것은 '불공정보도가 있다면 문제제기를 통해 항의한다'는 것이었다"며 "'안티조선운동' '수신료 거부 운동' '언론연대의 감시' 등 외부적 자극을 통해 언론사에 대해 강한 압박과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교수는 "SNS 자체가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사회운동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규찬 대표 역시 마무리 발언에서 "시민사회의 모니터링 강화, 비상기구 행동단체 조직화, 그리고 학계와의 공모를 통한 계획 설계 등으로 공정한 선거보도를 위한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로어에 있던 한 시민은 "시민단체활동이 정치 입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민단체와 시민사회가 스스로 성찰과 함께 공정한 방송을 위한 목소리를 결집하는 것만이 편향된 방송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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