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과 함께 김재철 MBC 사장, 배석규 YTN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해외 출장을 떠난 두 사장을 두둔하는 것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 독립 외면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도연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 독립 외면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해외 출장을 떠난 김재철 MBC 사장과 배석규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방송사 사장의 도피는 언론 노동자에 대한 모독이자 방송의 공정성을 바라고 있는 국민에 대한 철저한 기만"이라며 "대의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의회를 능멸하는 도피 행위는 언론 장악과 편파방송을 이어가겠다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뒤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강택 위원장은 또 "내일(11일) 방문진이 김재철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똑똑히 지켜보겠다"며 "언론장악에 대한 청산의 움직임이 없다면 응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구용회 언론노조 CBS 지부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공영적 언론의 수장으로서 부적격한 '도망자' 김재철과 배석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며 "몰염치, 파렴치, 후안무치한 김재철과 배석규를 두둔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용회 지부장은 "MBC 김재철 사장의 경우, 법인카드를 통한 횡령 의혹과 무용가 J씨를 편법 지원한 의혹, 시사고발프로그램의 잇따른 폐지와 제작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악의적 해고와 징계 남발, 공영방송 MBC의 경쟁력과 신뢰성의 급격한 하락 등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하다"며 "그럼에도 김재철 사장은 (국회 환노위가) 오는 22일에 발부할 동행명령장을 따르는 것을 거부하고 일본으로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구용회 지부장은 "배석규는 애초의 합의를 뒤집고 해고자 6명의 복직을 4년째 거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총리실 불법사찰 사건에 왜 YTN 사장과 임원들이 연루된 것인지, YTN 돌발영상 같은 비판적 보도들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 반드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방송 사장들이 국회의 출석 요구를 제멋대로 무시하고 해외로 내빼는 것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문방위 간사 조해진 의원이 '(방송사 사장들을 증인으로 불러) 상임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왜곡이며 당사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구용회 지부장은 "새누리당의 현재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 발언"이라며 "자신들이 자행한 언론장악 책동의 결과, 아수라장이 된 언론계의 현실을 여전히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새누리당은 김재철과 배석규의 '뒷배'로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탁종렬 언론노조 조직쟁의실장은 "만약 김재철 사장이 또 다시 일본으로 도망간다면 언론노조는 일본까지 따라가서 일본 출판, 언론 노동자들과 투쟁을 할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김재철, 배석규 사장 퇴진과 새누리당 규탄'을 위한 촛불 문화제를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유신의 비극은 10월 17일부터 시작됐다"며 "17일에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유신 독재의 흔적을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청산 대상은 정수장학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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