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는 기자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인맥을 쌓아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시사IN> 3호(2007년 10월9일)는 신정아씨의 기자관리법을 소개하면서 언론도 ‘신정아 게이트’의 주요 책임자라고 보도했다.

신정아씨 특유의 붙임성과 선물 공세로 기자들과 인맥 쌓아

<시사IN>에 소개된 신씨의 기자관리법은 특유의 붙임성과 선물 공세로 요약된다. 신씨는 ‘기자님’이나 ‘선배님’이 아니라 ‘언니’ 혹은 ‘오라버니’라 부르면서 살갑게 대했고, 여기자들과는 ‘삼총사’ ‘사총사’ 하는 식으로 작은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 '시사IN' 3호에서 보도한 신정아의 기자관리법 기사.
특히 신정아씨는 남자 기자를 ‘관리’하기가 힘겨웠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성추행’을 언급하기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신씨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저녁에 술 한잔 하자는 것부터 식사가 끝나면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부르며 내 몸을 더듬는 기자도 많았다”면서 “심지어는 자러 가자고 말까지 하는 기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이어 “어떤 기자들보다도 더 많이 나를 매도했던 ㅈ일보의 한 기자는 자기한테만 잘한 줄 알았는데 모든 기자들한테 잘했다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면서 “정말 코미디 중에 코미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정아씨는 기자들과의 안면을 익힌 후에 선물 공세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시사IN>은 “처음엔 넥타이와 스카프 등 주로 명품 선물과 주부들에게는 참기름과 고사리 등 맞춤 선물을 했으며, 부산이 고향인 기자를 위해서 명절 때마다 가족 네 명의 비행기 표를 준비했다”면서 “명절 때는 물론이고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 데이에도 신씨는 어김없이 선물을 보냈다”는 신씨의 말을 인용해서 전했다.

“라면을 먹을지언정 기자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았다”

신씨는 “아이가 있는 집의 경우에는 어린이날, 추석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렇게 1년에 세 번씩 아이 옷을 보낸다”면서 “그렇게 10년이 쌓이니 때가 되면 사야 하는 옷이 60여 벌이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신정아씨가 기자들과의 ‘친분관계’ 유지에 상당히 공을 들인 이유가 무엇일까. <시사IN>은 기자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인맥을 쌓아올리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빨리 크는 방법이며 기자를 통해 사람을 소개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사실을 신씨는 꿰뚫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신은 라면을 먹을지언정 기자들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신정아씨의 언론로비, 조중동 등 메이저 언론에 집중

신정아씨의 언론 로비는 철저히 동아 조선 중앙 등 메이저 언론에 집중됐다고 <시사IN>은 보도했다. 신씨는 “내가 언론과 친하게 된 것에는 박 아무개 기자의 역할이 컸다”면서 “박 기자와 정 아무개 기자와 나는 삼총사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또 신씨는 “이 아무개 기자는 나를 아주 귀워여해주며 맨 처음 기사를 써줬다. 조 아무개 기자는 어디 다닐 때마다 나를 애인이라고 소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씨의 현재 심정은 어떨까. <시사IN> 기사 말미에 신씨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언론의 표현대로라면 오히려 명품과 비싼 식사에 넘어온 기자들이 더 문제 아닌가? 한 인간의 인권까지도 무참히 짓밟아버리면서까지 언론 권력과 독자의 흥행만을 주도하는 것은 언론의 본분이 아니다. 그들(언론)은 악마들이다. 악마보다 더 악한 이름이라도 있으면 붙여주고 싶다.”

결국 <시사IN>이 지적한 것처럼 언론을 통해 신씨는 신분 상승에 성공했지만 언론에 의해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비극적’인 것은 신씨는 추락했지만 언론은 아직 건재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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