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 티아라의 왕따설이 연일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런던올림픽이라는 최대이슈를 뚫고 검색어 상위를 차지해버린 티아라 왕따설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누리꾼들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무엇보다 왕따설을 구체화한 것은 멤버들의 화영을 겨냥한 듯한 멘션들이었다. 이쯤 되면 티아라의 왕따설은 루머의 수준을 넘은 것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는 정말 심각한 일이다.

아이돌 그룹이 청소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티아라의 왕따는 수습할 길 없는 아이돌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기억될 사건이다. 왕따는 일부지만 당하는 사람에게 죽음까지도 생각게 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그것을 청소년의 우상인 아이돌그룹이 외부에 드러낼 정도라면 이미 아이돌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은 아이돌 관련 스캔들이 일어날 경우는 옮고 그름을 떠나 반드시 보이는 옹호조차 없는 것을 보면 팬들조차 티아라의 왕따에 대해서는 대단히 분노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유 여하를 떠나서 왕따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숙식을 함께하는 아이돌 그룹 내에서 벌어지는 왕따라면 이는 학교보다 훨씬 더 잔인한 일이다. 학교에서 당하는 일이라면 집으로 돌아가서 왕따를 피할 시간이라도 있겠지만 아이돌 그룹이라면 그럴 수도 없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왕따는 고문이 계속되는 지옥을 생으로 겪는 것이다. 더군다나 부상을 입었고, 그룹 내 가장 어린 멤버에게 가해진 집단적인 따돌림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30일 소속사가 이 일과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뚜렷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해체하겠다는 것 외에 이 사태를 풀어낼 방법은 없는데, 소속사로서는 최고 매출을 벌어들이는 티아라를 포기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소속사가 그럴 만한 도덕성을 기대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의 시각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 소속사의 잘못은 그 누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돈벌이만 생각했지 네티즌도 눈치 챌 만한 그룹 내의 심각한 상황을 미리 감지하지도 못했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 아이돌그룹은 소속사의 밀착관리를 받는다. 적어도 매니저들은 그룹 내 벌어지는 이 심각한 사태를 몰랐을 리가 없다.

사전에 문제를 찾아내고 멤버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연결했다면 왕따라는 잔혹한 사태까지는 발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것을 막지 못했다면 이미 해결의 자격도 없다. 이번 사태는 사소한 문제들을 무관심으로 방치한 소속사가 만든 비극으로 봐야 한다.

아이돌그룹 대부분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다. 그러나 왕따를 저지를 정도로 못된 인성을 가졌다면 성공은 오히려 독이 될 수밖에 없다. 티아라도 스타라는 공인의 자세를 배우기 전에 못된 것부터 배우게 된 것이라면 그간의 성공은 본인과 팬들 모두에게 그저 독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이번 티아라 사태를 통해서 다른 아이돌 소속사들 역시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스타로 만들기 전에 사람부터 만들어야 한다.

티아라 멤버들이 그룹 내 가장 어리고, 늦게 합류해 아무래도 어색함을 가졌을 화영에게 집단 따돌림이라는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물론 이유가 어디에 있건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는 용서받기 어렵다. 그러나 무책임한 소속사에 의해서 사소한 문제들이 방치되고 결국 엄청난 사건이 됐다면 비록 가해자지만 그들 역시 소속사에 의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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