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광우병과 쇠고기의 안정성'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문제를 놓고 학자들의 공방이 오간 이날 토론회에 대해 방송 3사 메인뉴스는 찬성이나 반대 학자들의 비중을 저마다 달리 두고 제목을 뽑는 등 각각 다른 곳에 방점을 찍었다.

MBC "경고 잇따랐다", SBS "광우병 발병 가능성 크지 않다는 게 중론", KBS "의견 분분"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관련 보도에서 가장 적극적이었던 MBC <뉴스데스크>는 이번 토론회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학자들의 의견을 비중있게 전달하는 등 가장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 왼쪽부터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KBS <뉴스9>
MBC는 17번째 꼭지 '경고 잇따라'에서 토론회에 대해 "안심하지 말고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주조를 이뤘다"며 "무엇보다 인간광우병 자체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MBC는 "위험 가능성이 무조건 낮은 거니까 괜찮다 해선 안 된다" "30개월 미만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광우병 발생을 통계낼 적에 그 대상 연령을 24개월부터로 한다" "소를 원료로 한 화장품과 의약품을 써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원료가 컨트롤되지 않으면 위험하므로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비중있게 전달했다.

반면 SBS <8뉴스>는 5번째 꼭지 '"가능성 낮지만 대비"'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옹호하는 학자들의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SBS는 "소의 광우병 위험 부위, 즉 특정위험물질(SRM) 외에 살코기 같은 부위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거의 없다"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주장은 다른 변인을 모두 배제했을 때나 성립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 등의 전문가 의견을 인용했다.

SBS는 "미국 FDA가 소의 부산물을 재료로 한 화장품이나 의약품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며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발병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그래도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KBS <뉴스9>는 12번째 꼭지 '과학자도 의견 분분'에서 "광우병의 안전성에 대해선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사실상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소의 광우병이 인간에게 넘어오려면 종간 장벽을 넘어야하기 때문에 인간의 발병 확률은 아주 낮다"는 입장과 "광우병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계속 발표돼 위험이 높다"는 입장을 함께 전달하며 "결국 문제는 우리 사회의 위험 관리 시스템이다. 과학적 안정성과 함께 정책의 신뢰성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협상 개정 방침…KBS, 조목조목 반박

한승수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한미 쇠고기 재협상은 없고, 대신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8일 밝혔다.

▲ 5월 8일 KBS <뉴스9>
정부의 협상 개정 방침에 대해 KBS는 4번째 꼭지 '실현가능성 낮다'에서 "광우병의 위험성에 관련된 새로운 과학적 증거 등 추가 협상에 대한 근거가 없다면 쇠고기 협정의 개정 요구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정부가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근거는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의 일반적 예외 규정이지만 이는 예상치 못한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의 근거일뿐 구속력이 있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KBS는 "우리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면 미국은 근거 부족과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개정 의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논의 자체도 불가능하다"고 해 한미 쇠고기 협상 개정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MBC 역시 6번째 꼭지 '실현가능성 낮다'에서 "WTO나 GATT의 일반적 규정을 한미 간의 특수한 쇠고기 협정에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견해도 많아 통상마찰 가능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으나 한승수 총리의 대국민 담화 내용 말미에 한줄 덧붙이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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