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은 MBC를 국민에게 돌려달라며 싸우고 있습니다. MBC 로고송처럼 다시 국민과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이지요. MBC는 ‘친구들’과 이별한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서울교 CCTV탑에서 내려온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약간 피로하지만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주봉희 전 부위원장은 “과거 비정규직 노조 활동을 진행하면서 역대 MBC 노조위원장들에게 크게 신세를 졌다”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몸으로 때우는’ 투쟁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범칙금 딱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미디어스
주 전 부위원장은 “MBC라는 브랜드는 김재철 사장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MBC는 국민의 친구로서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도 꿋꿋이 견뎌왔다. 영혼이 없는 먼지와 같은 김재철 사장 한 사람 때문에 그 MBC가 잔인하게 짓밟히는 세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거기에 미력하나마 도움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주 전 부위원장은 “박근혜 의원이 MBC 파업 사태에 유감을 표시했지만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박 의원이 진정 MBC 문제와 언론 파업에 관심이 있다면 김재철 사장에게 책임지고 물러나라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1시간 40분 만에 영등포경찰서 지능팀으로 이송되었다. 주 전 부위원장은 1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되었다. 이번 일로 주 전 부위원장은 범칙금 5만원을 물게 되었다. 주 전 부위원장은 “경찰은 영업방해죄로 형사입건하고 싶어했지만 다행히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웃었다.

주 전 부위원장이 서울교 CCTV탑에 올라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주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07년 8월 이랜드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며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고공농성을 진행하였다.

주 전 부위원장은 “대중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MBC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고 싶다”며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밝혔다. 또한 주 전 부위원장은 “쓸 수 있는 휴가 일수가 남아있는 한 MBC 노조 파업에 힘을 실을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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