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당대표 선출을 통해 당 내부정비를 마무리 한 가운데, 통합진보당도 당대표 선출선거를 앞두고 있다. 6월 17일(일)부터 18일(월) 양일간 후보등록을 하고,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투표를 한다. 후보 등록을 위한 당 내부진영의 물밑접촉과 조율은 15일, 16일, 17일 3일만이 남은 상태다. 이번 선거는 당대표를 포함하여, 지역위원장, 광역시도당 위원장, 당대의원, 45명의 중앙위원,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에서,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입장과 그 시작점을 부정하며 혁신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진영과의 한판 격돌은 불가피하다. 혁신비대위의 결정들에 대해 ‘당원비대위’의 거친 항의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중단없는 혁신의 길을 걸을 것이냐, 아니면 시작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느냐는 통진당의 운명은 당원의 결정에 달려있다. 강병기 후보는 15일 출마선언 자리에서 '당의 징계는 진행하나, 출당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의원들이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당은 '제명'하고 의원총회는 '출당'시키지 않는 코미디가 벌어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강 후보의 해법은 '자진사퇴'이다. 당의 징계위원회가 ‘제명’이라는 결정을 해도 정당법상 ‘의원총회’에서 의결해야만 가능하도록 규정되어있다.

혁신이거나, 도로 제자리이거나

혁신비대위의 주축을 이루는 혁신진영이 새로운 당대표를 하게 되면 계속적인 변화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진영이 당대표를 잡게되면 상황은 꼬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대진영은 부실은 있으나, 부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뢰에 기초한 관행에 따른 독특한 당문화라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부정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혁신의 근거가 사라지게 됨으로 역공이 가능하다. 단지 시간과 방법상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는 총선에서의 야권연대가 대선에서의 야권연대까지로 이어지느냐의 여부도 결정하게 된다. 구당권파가 미는 인물이 되면, 민주당으로서는 야권연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 인물이 드러나지않게 지원하는 인물이든, 공개적으로 낸 인물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보수진영의 태도로 볼때, 그 차이는 무의미해질 것이다.

구당권파가 지지하는 인물이 될 경우, 봉합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봉합보다는 다시 원위치로 회귀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구당권파는 계속 부정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었다. 그것에 대한 당내결과는 진상보고서에 대한 추가 조사로 인해 들어날 예정인데, 추가조사는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대표가 누가되느냐에 따라, 그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은 존재하는 상황인 셈이다.

▲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위원, 심상정 의원, 강병기 전 최고위원, 오병윤 의원 @ 연합뉴스

누가 나오나 - 혁신파는 '강기갑!' 범당권파는 '강병기?'

혁신파와 범구당권파간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혁신파와 범구당권파는 계속 물밑접촉과 의견조율을 진행 중이었다. 혁신진영은 15일 오후 모임을 갖고, 강기갑 의원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서, 민주노총 일부와 참여계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심상정 의원은 '자신이 양보하고 강기갑의원에게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혁신진영에서는 강기갑 위원장과 심상정 의원 사이에서 누구를 결정할 지 논의를 진행했다. 강기갑 위원장은 혁신비대위원장으로서 혁신이미지로 인한 표의 확장성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강병기 후보의 출마로 인해, 전농에서 같이 한솥밭을 먹으면서 활동한 강기갑 위원장에게는 선듯 당대표 나서기를 결정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심상정 의원은 '사퇴'한 대표로서 조율보다는 추대형식이어야만 결단이 쉬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파는 강병기 전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세웠으며, 15일 제일 먼저 당대표 선거참여를 선언했다. 남은 것은, 구당권파의 선택인데 강병기 후보를 밀면서 후보를 안내거나 독자적인 후보를 내는 선택에 놓여있다. 범당권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당권파의 다수의견은 후보를 직접 내지말자는 의견이라고 한다. 구당권파의 후보로 거론되던, 오병윤 의원은 지역에서 부정적인 여론를 잠재워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도 하다. 대체적인 의견은 '모'인사를 경기동부연합이 받아들이지 않은 후, '강병기' 후보로 구당권파와 부산울산경남연합이 합의했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선투표가 보장되어있는 통진당의 특성상, 자기입장을 직접 호소하고 싶어하는 구당권파의 욕구가 말끔히 정리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구당권파의 선거전략은 주사(자주)와 비-반주사(비자주)의 구도로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럴 경우, 인천연합의 확장성이 약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혁신파의 선거 전략은 중단 없는 혁신을 위한 인물선택을 강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동안 통합진보당은 내부혁신 과정에서 혁신방향에 대해 세 가지 입장 정도로 나뉘어 있었다. 당의 전면적 혁신을 꾀했던 '혁신파'와 혁신에 대해 근거 부족으로 반대했던 '구당권파' 그리고 양 입장에서 조율을 통한 봉합을 시도했던 '중도파'가 그에 해당된다. 구당권파의 입장은 '혁신거부'에 가깝고, 중도파는 '봉합'을 시도했었다.

당내 세력분포 : 혁신, 구당권파, 중도 ?

민주노동당 55% 국민참여계 30% 통합연대 15%의 지분으로 통합진보당은 탄생했다. 통합연대의 15%는 과다계산된 것이라는 것이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천연합이 혁신진영에 포함된 상황에서 결론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특이한 것은, 선거결과를 예측한 대부분의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은 ‘부실-부정선거 사태’ 이후로도 변화된 상황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혁신진영의 핵심관계자는 “현재 존재하는 정당 중, 조직표가 가장 많고 중도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적은 것이 통합진보당”이라며, “당연히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당원들은 존재하나,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파는 유시민, 노회찬, 강기갑 등의 통진당내 상대적인 스타정치인들을 앞세우고 있고, 정파로는 구 참여계와 통합연대, 그리고 인천연합 등에 토대를 두고 있다. 구당권파는 알려진 것처럼, 구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중앙당을 장악했던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광주 전남연합을 주축으로 서울일부 충청일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중도파는 울산지역의 당권파 였던 '울산연합'을 주축으로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세가 형성되어 있다. 중도 진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사상적인 면에서 구당권파와 유사하나, 부정선거 사태 이후 해결 방식에서 다른 태도를 보였었다.

인물로는 혁신파는 유시민, 노회찬과 심상정 의원, 유시민, 강기갑, 노회찬, 조승수 등이 참여하고 있고, 구당권파는 김선동, 오병윤, 이상규, 김미희 의원과 이전 중앙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중도진영은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과 민병렬 현 부산 시당위원장 등이 포함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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