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 20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부서들을 사실상 해체했다. <시사매거진 2580>을 제작하던 보도본부 산하 보도제작국은 해체 뒤 편성제작본부로, 기존 편성제작본부 아래 <PD수첩>이 속해있던 시사교양국도 해체돼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됐다. 라디오본부는 '본부'에서 편성제작본부 아래 라디오제작국으로 그 위치가 격하됐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만난 기자·PD들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김재철 사장이 최고의 통제 '드림팀'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의 목적은 시사 보도프로그램의 약화 뿐 아니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손보기 성격이 짙다고도 밝혔다.

조직개편에 대한 '집단 인터뷰'에는 한재희 라디오PD, 이춘근 시사교양 PD, 임명현 기자가 참여했다. 현재 한재희 PD는 노조 편성제작 부문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으며, 이춘근 PD와 임명현 기자는 파업 이전까지 각각 <불만제로>와 <시사매거진 2580>을 제작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한재희 PD(맨 오른쪽), 임명현 기자(가운데), 이춘근 PD(맨 왼쪽)가 MBC의 조직 개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미디어스
“이번 조직 개편은 <PD수첩> 죽이기, 저항에 대한 손보기 차원”

이번 조직개편으로 부서가 사실상 해체됐다. 이번 개편안 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

이춘근: 결국 김재철의 목표는 <PD수첩> 죽이기구나, <PD수첩> 폐지에 방점이 있구나 싶었다. MBC의 큰 기능중 하나인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김재철 사장 온 뒤 계속 약화됐다. 라디오본부도 격하되고 보도제작국도 통째로 떨어져서 오긴 했지만 결국에는 조직 자체는 보존이 된 상태인데 시사교양국은 반쪽이 났다. 4개의 부서가 두 개씩 나눠졌다. 결국에는 최종 목표가 <PD수첩> 약화 내지는 죽이기, 시사교양국의 해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임명현: 내가 <후플러스>에도 있었고 보도제작국에 있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왜 내가 가는 곳마다 이 난리가 나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자로서 매일 출입처에서 취재하다보면 장기적으로 깊이가 있는 취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게 보도제작국이었다. 예전 두 개의 프로그램 <후플러스>와 <시사매거진 2580> 가운데 하나를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하나만 간신히 남아있는데 그 조직까지 보도본부에서 편성본부로 넣었다. 이것도 역시 프로그램 위축이나 죽이기의 전조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2580>도 작년 <PD수첩>이 겪었던 일을 겪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 한재희 PD ⓒ미디어스
한재희: 일단 라디오 입장에서 보면 라디오본부라는 조직을 제작국으로 축소, 강등시켰다. 지난 1년간 굉장히 끈질기게 저항을 했기에 손보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라디오 노조원들은 필수인력을 빼면 100%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기에 치졸한 보복 조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그 동안 김재철 경영진이 라디오에 관심을 가진 건 시사밖에 없다는 거다. 다른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망가지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소위 김미화 등 소셜테이너를 축출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시사교양국을 탄압했던 방법으로 이제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까지 철두철미하게 통제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프로그램? 여성시대? 이런 프로그램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아닐 테고,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수직 통치하기 위한 것이다.

이춘근: (이 같은 움직임이) 파업하면서 막 시작됐던 것은 아니다. 김재철이 지난해 연임 되었을 때 MBC 최초로 시사교양국이 편성제작본부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백종문을 편성제작본부장으로 앉혔을 때 이미 마스터플랜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PD수첩>을 탄압했던 윤길용이 편성국장이 되고, <PD수첩>을 더 탄압해야 한다고 했던 김현종이 시사제작국장이 되고… 이게 단순히 지금 파업중이라서 너희들 당해봐라가 아니라 작년부터 이미 시사교양국을 통해 재미를 봤기 때문에 이제 라디오, 보도제작국까지 끌고 와 직할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다 통제하고, 마음에 안 드는 애들을 없애고.

한재희: 모두가 봐도 알 수 있는 최고의 통제 드림팀을 완성했다. 보란 듯이 한 거다.

임명현: 저항을 하는 조직에 대한 탄압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 영상 부문의 경우도 단결력, 투쟁력이 취재기자보다 낫다. 영상 부문에서 노조 부위원장이 계속 나왔고, 재작년 39일 파업 할 때에도 보도부문 부위원장이 영상 쪽에서 나온 게 눈에 많이 띠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그 쪽 카메라기자를 뽑이 않고 6mm 촬영하는 계약직을 뽑는 작업을 계속 해 왔는데, 이번 개편에는 영상 촬영 편집하는 부분을 떼어다가 보도국장 밑에 있는 뉴스편집3부로 가져다 박았다.
(덧붙임: 총선 보도에서 편파 편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상편집부가 편집3부로 바뀌어 영상부국장이 직접 총괄하던 영상편집 권한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통제 하에 놓이게 됐다. 구성원들은 ‘기사편집과 영상편집은 완전히 별개’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뜬금없이 뉴스편집부 사이에 영상편집을 끼워 넣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말 안 듣는 애들에 대한 탄압 성격도 있다. <시사매거진 2580>은 기자가 10명밖에 없지만 기자회 비대위원에도 많이 참여하고, 총회에서 발언도 많이 한다. 또, <PD수첩> 만큼 폭발력 있는 그런 것은 없었지만 한미FTA, 카메룬 다이아몬드, 원전 등 노력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누적된 포인트가 있었던 게 아닌가. 장악이나 시사 프로그램 약화 목적도 있지만 말 안 듣는 애들에 대한 손보기가 있었다고 본다.

이춘근: 김재철의 치졸한 복수다.

“윗선 체계에 상식 말하는 사람 단 한명도 없어”

그렇다면, 파업 이후 돌아가면 예전처럼 <2580> 보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 임명현 기자 ⓒ미디어스
임명현: 굉장히 어려워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작진의 자율성이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다. 게다가 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하면서 아직 부장 인사도 안 냈다. 부서 들어가면 제일 우려되는 것은 이거다. <PD수첩>에서 민간인 사찰을 세게 다뤘지만, <2580>도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을 다룬 적이 있다. 2주 뒤, <PD수첩>이 또 그 문제를 다뤘다. 겹친 아이템이 많았다. 그렇지만 내용도 다르고, 만나는 취재원도 다르고, 새로운 팩트가 나오기도 하고,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이기에 두 프로그램 모두 떠들어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조직개편으로) 아이템이 겹친다는 이유로 (방송 자체를) 엎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현종이라는 문제 많은 국장, 팩트체커 팀, 백종문 등 없던 장벽들이 4중주로 생겨버렸기에 <2580>이 지켜왔던 제작 자율성 칼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싶다. 나중에 (두 프로그램을) 합치라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다.

이춘근: 실제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임명현: <2580> 시청률이 11% 정도 나오지만 수요일에 박아 놓으면 시청률 반토막 날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새로 뭐 교양 기획하고 기자, PD 합쳐서 ‘새롭게 피자수첩 해봐’ 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춘근 PD는 어떠한가? 우려되는 부분은 없나?

이춘근: 시사교양국 후배들 밑천인 프로그램 말아먹은 사람, <PD수첩> 몰락시킨 사람, 이런 사람이 국장으로 왔다. 백종문, 윤길용, 김현종, 배연규 등 <PD수첩>의 시간대 이동, 통폐합, 포맷 변경 등이 어떤 식으로든 너무나 되기 쉬운 구조다. 엄기영 사장이 나가고 김재철이 처음 왔을 때에는 김재철 하고만 싸우면 되었는데 시간 지나고 부사장, 본부장에 이어 국장, 부장과도 싸워야 했다. 이제는 정말 상식적으로 프로그램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명령 체계에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라디오의 경우 김미화, 김어준 등 껄끄러운 진행자는 다 교체됐다. 남은 건 손석희 교수인데 현 상황에서 손 교수에 대한 교체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한재희: 쉽게는 못 한다고 본다. (교체를 하려면) 최소한의 구실, 계기를 만들어야 할텐데 즉 시장 경쟁력, 청취율 등이 떨어져야 하겠지만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해당 사항이 전혀 없다. 사회적인 신뢰도도 워낙 높고. 아무리 골치 덩어리여도 <무한도전>을 쉽게 폐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이제 <시선집중> 제작진에 대해 굉장한 아이템 검열이 몰아칠 것이다. 일상 제작 현장에서 아이템을 검열 받고, PD가 징계 받는 등 훨씬 직접적인 통제가 이어질 것이다.

임명현: <PD수첩>이 갑갑하겠다고 느낀 게 일단 하면 안 되는 분위기가 있다. 4대강, 한미FTA 등은 못하는 거다. <2580>은 전면으로 한미FTA를 다루지 않고 비껴서 ‘소비자들에게 정말 싸질까’ 식으로 접근했고, <나는꼼수다> 같은 경우에도 저널리즘에서 조명했어야 하는 문제임에도 단독 아이템으로 다루기 힘든 분위기라 ‘풍자가 뜬다’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정면 돌파가 안 되면 측면 돌파가 가능했는데, <PD수첩>은 그 소재 자체가 안 되는 거다. 내용을 궁금해 하지 않고 무조건 주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더 심해질 거 같다. (앞으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먹혀들 거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총선 이후 김재철 사장이 연일 강공을 펼치는 거 같다. 간부인사, 조직개편 등 되게 좀 신나 보인다고 할까?

이춘근: 최후의 발악이다.

한재희: 오히려 총선 이후 초조 하구나 싶다. 경영진이 보직자들을 인선하기 전에 본부장, 지역사 사장 내정 상태에서 그 명단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방문진 이사회를 통해 확정하고, 지역사의 경우 주총을 통해 하는 게 일반적인데 내정 상태에서 했다. 김재철 사장 또한 방문진 이사회에서 갑작스럽게 인선 이야기를 해 여당 쪽 이사들도 짜증을 냈다. 마구마구 서두르는 것, MBC 인선도 다 됐고 조직 정비 다 끝났다고 보여주려는 절박함이 있는 거 같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5월 둘째 주 부터 뉴스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한다. 현재 <뉴스데스크> 길이 15분을 40분짜리로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 신임 간부들이 가진 합숙회의에서는 뉴스 등 제작 여건이 모자라는 곳에 지역 인력을 총동원하자고 논의했다고 한다. 무지하게 초조하다는 거다. (잇따른 강공이) 신나서 저런다기 보다, 초조하구나 싶다.

임시직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데스크> 본 적 있나?

임명현: 많이 보지는 못했다. 속이 상해서.

이춘근: 보기 힘들던데.

파업 이후, 그 기자들을 대하는 것도 문제일 거 같다.

임명현: 그게 참 걱정이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재철이 나갔으니 그 사람들 보고 나가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 기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도 없는 거고 걱정이다.

기자에 이어 임시직 시사교양PD, 임시직 라디오PD 뽑을 가능성은 없나?

한재희: 다분히 있다. 노조 집행부를 타격해 전무후무한 가압류도 했음에도 100일 가까이 흔들림이 없다. 그래서 조직개편을 하는 등 모든 것을 했는데 (오히려) 불을 부은 것처럼 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공헌한 적은 없지만 제가 보기에 공채로 뽑아 단합해서 가는 그런 문화를 되게 싫어한다. 콤플렉스가 있는지 몰라도 계속 조직을 뒤섞고 찢고 바깥에서 사람 넣는 작업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보직자 전언에 따르면, ‘임시직 뽑자’는 말을 수없이 했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MBC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 거 같다. 가짜 MBC, 김재철의 MBC 말이다.

“언론의 광우병 보도, 파업 이후 처음으로 방송 해겠다는 생각 들어”

여기 두 분, 이번 미국에서 광우병걸린 소가 발견된 것에 대해서 할 말 많으실 거 같다. 임명현 기자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취재 했었고, 이춘근 PD도 <PD수첩>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번 사안 어떻게 보나?

▲ 이춘근 PD ⓒ미디어스
이춘근: 이전까지는 ‘파업하니 널널하고 좋네’ 생각했는데 (광우병 발병 소식을 보고) 어제 처음으로 방송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려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방송에 나가지를 않는 것이다. 어제 뉴스 보면서 열 받은 게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대국민 사과하면서 대통령 본인이 말했다. 총리도, 장관도, 지금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종훈씨도 그랬다. 그랬다면 (기자들이) 이 사람들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이들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왜 마트에 가서 그걸 물어보냐. 본질이 그게 아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나 <파워업 PD수첩>에서 해야겠지만 결국에는 파업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상식을 전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파업 시작한 것이기에 이겨서 돌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임명현 : 2008년 당시 신문 광고 났을 때 ‘나중에 분명히 광우병 났을 때 어떻게 하나 보자’는 생각에 노트북에 텍스트로 적어 놨다.
(2008년 5월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일간지 1면에 광고를 내어 ‘국민의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정부가 책임지고 확실히 지키겠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1.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 2. 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습니다 3. 검역단을 파견하여 현지실사에 참여하겠습니다 4. 학교 및 군대급식을 중지하겠습니다 라고 밝힌 바 있다)
너무 기가 막히기도 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인 거 같다. 당시 몰라서 그렇게 약속한 것도 아니고 국민 상대로 광고를 내고 기자회견도 하고 했던 내용인데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수입중단이 아니라 검역중단 조차도 하지 않는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 든다.

어제 간만에 외신 기사들을 봤는데 그 소가 농장에서 발견된 게 아니라 가공공장에서 발견됐다는 게 정말 큰 문제다. 농장에서 주저앉아 발병한 게 아니다. 도축한 소를 가공공장으로 가져와서 무슨 연료로 쓰려고 하다가 1%안에 들어 검사를 했는데 정말 럭키하게 그 안에 들어가서 이게 광우병 걸렸구나 알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을 보면서 도축장인지 알았는데 실은 가공공장이더라. 같이 사육된 소도 전수조사 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런 것에 대한 정보 공개가 하나도 안 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작업장이 아니다’ 하면서 수입중단을 하지 않고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새우깡 안에서 쥐머리가 발견됐을 때에는 왜 전체를 다 회수했나. 멜라민 나왔을 때에는 왜 회수했나.

이춘근: 웃긴 게 정부가 발표한 거 보면 30개월령 이하라서 안전하다고 한다. <PD수첩> 방송이 나가고 촛불이 일어나서 검역주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하니까 그나마 추가협상으로 한 게 ‘광우병 발견 시 검역 중단’이었다. 이제 와서 검역 중단 못하고 30개월 이상 안 들어와서 안전하다고 거짓말 하는 거다. 정부가 검역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광우병 진단은 뼈나 살 가지고는 안 된다. 도축할 때 뇌에 있는 부분을 꺼내 검사해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미국산 소가 머리 붙은 채로 오나? 아니다. 실제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도 검역 강화한다고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MBC 방송, 보도, 라디오를 그리워하는 시청자 및 청취자들이 많다.

임명현: 돌아가는 게 굉장히 어렵다. 이렇게 100일 가까이 파업했음에도 뚜렷한 결과 없이 올라가게 되면 일단 기본적으로 파업 다시 할 수가 없다. 이번 파업이 어떻게 끝나든 향후 3년 간은 파업을 못 할 거다. 그래서 그냥 대충 올라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우리가 똘똘 뭉쳐서 잘 싸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승리해서 올라가기만 한다면 블록버스터급으로 보답하겠다 말하기에는 좀 그렇고.(웃음)

한재희: 사실 라디오 청취자들은 파업의 큰 공백을 못 느끼실 거다. DJ가 있으면 큰 차이 안 느껴진다. MBC 라디오 전체 차원에서 보면 지난 1~2년, 김재철 사장이 온 이후로 쫓겨난 사람들도 많고 청취율도 끔찍하게 뚝 떨어졌다.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파업 전부터 노력 굉장히 하고 있었고, 파업 기간이 담금질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돌아간다면)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들이 굉장히 불꽃 튈 거 같다. PD들이 속에 쌓인 게 너무 많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한 것에 대한 울분이 너무 누적돼 있다. 본질적인 것부터 다 뜯어 고쳐야 MBC다운 MBC를 만들 수 있을 거다.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

이춘근: 지난해 MBC가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편을 제작한 제작진에 내린 징계에 대해 무효소송을 냈다. 당시 MBC가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한 것에 대해서도 정정반론보도 신청도 했다. 5월2일, 관련해 첫 재판 기일이 잡혔다. 끝을 보려고 한다. 광우병도 그렇고 파업도 그렇고. 김재철이 와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MBC를 제대로 돌리고, 파업도 이기고, 저희들의 명예도 회복하고, 꼭 이기고 다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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