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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그는 살아돌아 올 수 있을까?[인터뷰]언론장악 저지의 '전사', 강남 민심을 만나다
김완 기자 | 승인 2012.04.09 15:28

“천정배가 있는 민주당과 없는 민주당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 야권단일후보로 송파을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통합당 천정배 후보ⓒ미디어스

한 시민사회 인사는 천정배의 존재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4선 의원 천정배, 그는 초선이던 시절부터 민주당의 ‘개혁’을 상징하는 브랜드 그 자체였고, 지난 18대 국회에선 맨 앞에서 ‘언론장악’ 시도를 막아서던 이름이었다.

안산에서 안정적으로 4선을 달성했던 천 의원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금 송파을에서 뛰고 있다. 황량한 잠실벌 유세 현장에서 만난 천 의원의 모습은 흡사 ‘바보’ 노무현이 국회 정론관 마이크 앞에 섰을 때, 홀로 외롭게 그의 곁을 지켜주던 때의 모습과 닮아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너무 빨리 뛰어 ‘천사인볼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었지만, 이번 선거에선 가장 늦게 지역구가 확정된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민주통합당 천정배 후보를 만났다.

 

- 정치적 생존권이 오롯이 ‘강남 민심’에 맡겨져 있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그래도, 강남 갑을에 비해 송파을이 좀 낫다. 송파는 그래도 서민, 중산층, 부자가 어우러져 있는 지역이다. 8개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4개동에선 해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이 부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4개동인데, 고연령에 오랫동안 유복하게 살아오셨던 분들이 많다. 당연히, 투표율도 높다.(웃음)

- 선거 판세는 어떠한가?

초반에는 많이 뒤졌으나, 이제는 양당 모두 접전지역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세를 하다보면 특히, 30대의 반응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대선 전초전 성격의 선거라는 점과 선거 중반 돌출된 민간인 사찰 파문이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급격한 추격이 이뤄져, 남은 기간 동안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 여러 번 선거를 이겨봤지만 강남은 처음이다, 다른 점이 좀 있나?

강남 여부를 떠나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단이 너무 없다. 이번에는 그래도 트위터나 이런 것들의 도움을 받고 있긴 한데, 그것 외엔 딱히 없다.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이 없으니 선거의 성격과 의미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강남에 오니 역시 경제 문제가 제일 큰 것 같다. 중산층의 붕괴가 여러 곳에서 관찰된다.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없어지고, 전세 값은 폭등했다. 주택을 거래할 여력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다. 이 부분에 집중된 전략과 유세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실증적 얘기이자, 강남 버전의 얘기랄까. 공세적 표현도 좀 완화해서 쓰고 있다.

   
▲ 인터뷰 당일 천정배 후보의 유세차는 계속 잠실 주공 5단지를 돌고 있었다. 상식과 양심에 대한 그의 호소는 강남 지역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미디어스

- 민간인 사찰 이슈가 부각되며, 선거 기류가 바뀌었다. 법무장관을 지내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 마디로 ‘사익 정권’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민간인 사찰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그 자체로 판가름을 보여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소구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이 부분에 대한 호소는 결국 현재 유권자의 양식 수준을 믿고 던지는 얘기다. 권력의 핵심이 직접 나서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부패의 수준, 청와대 행정관의 성매매 같은 것을 은폐하는 도덕적 수준이 문제다. 나치의 게슈타포 같은 엄청난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오히려 이런 이슈의 파급력이 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유세 과정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나?

이 지역의 대표적 부촌인 한 아파트 단지는 ‘법원장 급 이상 법조인만 60명 이상 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오다가다 아는 법조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성향은 달랐지만 그들에게 ‘천정배가 법무장관도 하고 했지만 권한이나 권력을 남용한 적은 없지 않느냐’고 물으면 ‘맞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대답을 믿는다. 표를 주시지 않을까.(웃음)

   
▲ 문규현 신부가 멀리 제주 강정마을에서 천 후보를 지지 방문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정동영 후보와 천정배 후보 캠프만 방문했다. ⓒ미디어스

천 의원을 만나러 가는 길, 한 언론 단체 활동가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언론운동은 그에게 빚을 졌다”는 말을 했다. 모두가 언론 장악을 규탄 했지만 정작 아무도 끝까지 남아주지 않으려 할 때, 천 의원은 기꺼이 그 끝을 함께해주던 한 명이었다. 그런 그는 살아돌아올 수 있을까?

천 의원을 만나러 간 날, 마침 천 의원을 응원하러 왔던 문규현 신부는 천 의원을 향해 “이 곳을 통과하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인간적 계산 없이 올곧은 길을 걸어온 천 후보가 반드시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문 신부의 영성에 민심은 어떤 대답을 할까?

천 후보의 상대는 새누리당의 현역 의원인 유일호 후보이다. 특별한 지역 이슈가 없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과 종합운동장 주변 개발 공약 정도가 송파을의 쟁점 사항이다. 양 후보측은 모두 지역 이슈보다는 '인물론'과 '정권 심판론'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인간적 계산 없이 올 곧은 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천정배 후보는 과연 살아돌아 올 수 있을까? ⓒ미디어스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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