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차기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 임명동의제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의철 KBS 사장은 18일 임장원 통합뉴스룸국장 후임으로 김현석 선거방송기획단장을 지명하고 교섭단체대표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통보했다. KBS본부는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에 이를 전달했다. 통합뉴스룸국장 임명동의 절차는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이 주관한다.

하지만 KBS노동조합(허성권 위원장)은 20일 “민노총 언론노조 핵심 인물들의 ‘보직잔치’”라며 “즉시 임명 동의 투표 프로세스를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KBS노동조합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 이후 연일 '김의철 사장 신변 정리하라' 등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KBS)

KBS는 단체협약에 따라 투표권자 과반수 투표, 투표자 과반수 찬성 기준으로 임명동의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사장이 대상자를 지명하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이틀간 찬반 투표를 실시해 최종 임명하게 된다.

KBS는 양승동 전 사장이 취임한 뒤 취재·제작의 자율성 보장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2018년부터 국장 임명동의제를 실시했다. 김태선, 이재강, 엄경철, 임장원 통합뉴스룸국장이 과반 동의를 얻어 임명됐다.

KBS 기자협회장은 21일 사내 게시판에 양대 노조위원장과 만나 통합뉴스룸국장 임명동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경호 기자협회장은 “국장 임명동의가 개시되면 기자협회는 운영위원들을 통해 각 부서원들로부터 후보자에 대한 질의 사항을 취합하며 직간접적으로 후보자의 자격을 묻고 조직의 미래를 뉴스의 방향을 고민한다”며 “500명을 웃도는 기자협회원은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협회장은 KBS노동조합의 보이콧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기자협회장은 “후보자가 공개되고 임명동의가 시작되면 각자의 논리와 근거를 펴고 이를 통해 설득하면 될 일이며 후보자의 능력과 자격을 판단한 협회원들이 투표를 하면 된다”며 “기자협회원들이 소속 노조에 얽매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못 하리라 생각하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앞으로 어떤 노조든 임명동의제를 형해화하고 무력하게 만들 전례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장과 기자협회장은 이날 오후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KBS노동조합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강성원 KBS본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본부노조로서 노사 간 최대 규범인 단협에 따라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동시에 KBS노동조합 측도 투표에 참여해야 하기에 이들이 비토하는 부분을 최대한 담아서 진행할 수 있도록 대화해보려 한다”며 “오후에 다시 한번 KBS노동조합 측에 입장을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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