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이 엊그제 서울대 강연에서 정치참여를 시사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이전의 발언들보다는 진일보한 수위이긴 하지만 특별히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이어서 오늘 오후엔 인재근 서울 도봉갑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재근 후보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었다.

▲ 인재근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안철수의 인재근 지지 메시지

서울대 강연 발언에 대해서는 안철수의 멘토들 중 하나로 거론되었지만 그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되면서 화제가 된 김종인이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에 따르면, 김종인 전 위원은 “너무 좀 과신에 찬 이야기 같다. '안철수 현상' 때문에 (정치권이) 쇄신을 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며 "정당은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이 따라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스스로의 존재를 위해서 지금 쇄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은 "저는 그 당시('안철수 현상'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에도 그걸 '안철수 현상'이라고 보지 않았다. '여야 대결 구도 속에서 여야를 불신하는 중간계층이 있다'는 걸 '안철수 현상'이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다. 안철수 개인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야를 불신하는 그 중간계층이 안철수를 희구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트윗믹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안철수’란 키워드로 공유된 링크의 숫자는 무려 196건에 달했다. 이는 같은 시간 동안 ‘박근혜’(604건), ‘문대성’(482건), ‘손수조’(318건), ‘정동영’(245건)‘, ‘문재인’(218건), ‘이명박’(206건) 등 현역 정치인들에 비해서도 꿀리지 않는 숫자다. 더구나 현역 정치인들에 대해 공유되는 링크는 비판의 숫자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활동 없이도 최고 수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 24시간 동안 트윗에서 '안철수'란 키워드로 공유된 링크 중 최다 공유 링크 세 개

트위터 여론의 이런 추세를 두고 볼 때, 안철수는 앞으로도 작은 행동만으로도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고 추정된다. 그것은 안철수가 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 과감한 행동 없이도 반MB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여러모로 안철수에게 ‘등판 시간의 조율’만이 문제인 상황이 올 수 있다. 박근혜는 손수조를 문재인의 상대로 붙인 후 안철수를 칭찬했지만, 앞문의 늑대를 피하려 뒷문의 호랑이를 부른 것이 문제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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