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준석 당 대표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태근 국민의힘 전 정무대응실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당대표의 교체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가 선거 시기에 보여줬던 안철수 후보에 대한 감정 섞인 모습들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선거에 큰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앞으로 이 대표가 집권당의 대표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이준석 대표의 ‘2030 남성 중심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도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정 전 실장은 “전반적으로 남성이건 여성이건 정권교체에 대한 요구가 높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투표 결과는) 거의 비슷했다”며 “2030 남성을 겨냥한 캠페인이 오히려 반작용을 가져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실장은 “대선 시기 국민의힘이 젠더 갈등, 성 문제까지도 전략적 수단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국민의힘이 중앙정부를 가져왔지만, 지방선거도 그 이상 중요한 선거”라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오만한 모습으로 갈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당초 얘기했던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모습을 겸허하게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실장은 “국민의힘은 더 낮은 자세로 당초에 합의한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유 전 사무총장은 윤 당선자에게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더불어민주당과 협치라고 밝혔다. 전 사무총장은 “(윤 당선인이) 선거 유세기간 내내 얘기했던 협치라는 부분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국민의힘은 이번(재보궐선거)에서 4석이 당선됐음에도 110석이고, 민주당은 우호정당까지 합하면 180석 가까이 된다”며 “국회를 통하지 않고, 정부조직법이든, 예산 편성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기본적으로 국회와 어떻게 관계를 가질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선거용이든 아니든 정치교체를 다수당인 민주당이 들고 나왔고, 윤 당선인도 자신의 소신은 다당제라고 표현한 바 있다”며 “(지방선거 이후) 선거제도 개혁에 착수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 당선인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도 말했다. 노무현의 정신은 당선되자마자 연정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첫 시정 연설에서 국회에 선거제도를 바꿔주면 총리추천권을 다수당에게 주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앞으로 우리도 선거제도를 바꿔 국회가 다원성이 보장되는 연합정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 전 총장은 “민주당에서 합리적인 사람을 빼오겠다는 윤 후보의 발상은 연정도 협치도 아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음에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어떤 이유인가’라고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유 전 사무총장은 총선에서 대승을 한 민주당이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과반 이상 거대정당이 됐음에도 상임위 위원장을 독식했다”며 “야당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독주했기 때문에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혼이 난 것이다. 그 여진이 이번에서도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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