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의 성평등 성취에 대한 남성·여성 인식 차이가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가정 분야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는 응답은 70%를 넘었으나, 정치 분야에선 50%를 넘지 못했다.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은 3월 8일 여성의날을 맞아 39개국을 대상으로 성평등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한국 조사는 한국갤럽이 맡았다. 한국의 '성평등 성취' 동의율은 직장 72%, 정치 45%, 가정 76%였다. 39개국 평균 동의율은 직장 60%, 정치 50%, 가정 70%다.

성평등 성취 동의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핀란드(직장 78%, 정치 86%, 가정 84%), 가장 낮은 국가는 일본(직장 30%, 정치 19%, 가정 45%)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직장 성평등 순지수(‘성취’ 응답에서 ‘미성취’ 응답을 차감한 값)는 지난해 대비 20점 증가한 46점이다. 가정 분야 순지수는 53점(5점 상승)이다. 정치 분야 순지수는 0점에서 –6점으로 하락했다. 39개국 평균 순지수는 직장 26점, 정치 7점, 가정 45점이다.

성평등 성취에 대한 남녀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직장 성평등 순지수는 60점이었지만 여성 순지수는 33점에 불과했다. 가정 성평등 순지수는 남성 63점, 여성 44점이다. 정치 성평등 순지수는 남성 5점, 여성 –17점이다.

한국갤럽은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성평등한 사회에 산다고 느낀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남녀 간 시각차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39개국 평균 성별 순지수는 직장 남성 35점·여성 18점 ▲정치 남성 13점·여성 0점 ▲가정 남성 51점·여성 40점이다.

‘여성의 일자리·경력 기회가 남성보다 적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 43%는 “남녀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여성의 기회가 더 적다”는 41%, “여성의 기회가 더 많다”는 14%다. 한국 남성 응답자 절반(49%)은 성별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으나 여성 응답자 절반(48%)는 여성의 기회가 적다고 했다.

한국 '유리천장 지수' 10년 연속 꼴찌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1년간 폭력으로 고통받은 적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남성 2%, 여성 3%)다. 37개국 평균(폴란드·터키 제외)은 14%(남성 13%, 여성 16%)다. 아르헨티나의 폭력 경험률이 34%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의 폭력 경험률이 0.1%로 가장 낮았다.

한국 응답자의 성희롱 경험률은 1%다. 성희롱을 경험한 남성은 없었고, 여성은 2%였다. 36개국 평균(폴란드·터키·팔레스타인 제외)은 7%다. 멕시코의 성희롱 경험률이 17%로 가장 높았다. 일본과 미국의 성희롱 경험률은 6%다.

한국갤럽은 성희롱 경험률 조사의 질문(최근 1년간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까)이 간략한 만큼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성가족부가 2018년 발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경험률은 8.1%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9개국 성인 3만 3326명을 대상으로 진행댔다. 한국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인터뷰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8%,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5%p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