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가 4일 ‘여성의 정치적 도구화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성명을 통해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을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SNS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수사상 편의를 봐준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히 의심”이라는 글을 올렸다.

성평등위원회는 “김 이사장이 사실 확인 없이 의심과 의혹이라며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막말을 일삼은 지는 오래지만 그는 이번 발언에서 '성상납'이라는 말이 여성의 신체를 뇌물로 간주하는 인권 침해 표현이었음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 김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경쟁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정육을 포함해 이런저런 선물을 받아 챙기고, 이런저런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고 적었다. 김 이사장은 논란이 되자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며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고 말했다.

성평등위원회는 "그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며 밝힌 이유를 보면, 오직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의 이익을 위해 상대 후보 진영을 공격할 수단으로 여성혐오와 언어폭력을 동원한 것임을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언어폭력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거세졌다. 경선 과정에서 나온 후보 배우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증이 아닌 여성을 정치적 선전과 선동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게 성평등위원회의 주장이다.

이들은 “김건희씨가 유흥업소 종사자였다는 의혹, 법조계 인사와의 동거설, 건설사 회장과의 관계, 심지어 무속에 대한 믿음까지 오직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정보들만으로 대선 막바지에 이를수록 성적 도구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성평등위원회는 김용민 이사장 외에 여성혐오와 차별, 음모론에 가까운 가설을 모아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와 김 씨의 과거에 대한 목격자들의 주장을 검증없이 내보내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도 비판했다.

성평등위원회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검증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검증 기준이 남성에 종속된 여성의 자격을 따지는 것이라면 단호히 반대한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편에 충실하지 못한 존재’, ‘무속을 맹신하는 비합리적 존재’, ‘허영과 사치에 몰입한 존재’로 전제하고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한 도구와 소재로 소비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성평등위원회는 “당신들이 시대착오적 폭력으로 목소리를 키울수록 당신들이 지지하려는 정치세력은 오히려 건강하고 상식적인 시민들의 거부로 거꾸로 고립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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