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내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당 최고위원이면서 MB비리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이 “국민에게 실망을 준 공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사퇴 한다”며 한 말이다.

▲ 박영선 최고위원은 "잘못된 공천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공천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며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의원은 “밤새 고민을 해봤지만, 민주통합당의 공천 과정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었고, 기대에 미치지 못 한다”며 “최고위원으로서 내부에서 봤을 때 공명정대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인지라 “누군가 (이번 공천에 대해)국민께 죄송스럽다는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공천 결과가 앞으로 민주통합당이 중요하게 수행해야 할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 개혁’과 ‘재벌 개혁’에 반한다고 지적하며 구체적 사례로 “검찰 개혁을 하기 위해 모셔왔던 유재만 변호사와 경제 민주화 관련한 유종일 교수”의 공천 탈락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 분 들의 공천을 위해 “수십 차례 이야기를 하고 또 건의도 드리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 외에도 검찰 개혁을 위해 영입했던 “이면재, 박성수, 백혜련 검사, 서혜석 변호사가 다 탈락”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MB비리특위 위원회에 남아 있는 사람은 위원장 한 사람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고 공천 결과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MB비리특위에서 “굉장히 할 일이 많고, 준비도 많이 했지만 다 어그러지게 됐다”며 “그 책임감을 느껴 최고위원직과 특위위원장에서 사퇴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공천이 “공명정대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가슴이 아프며, 한 대표가 원칙을 가지고 해보려 했지만, 당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흔들렸다”고 비판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누구이고 ‘한 대표가 486과 동창회였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보이지 않는 손은 당내 인사도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고만 밝히며 한명숙 대표와 486 유착설은 “겉으로 드러난 어떤 결과물일 뿐”이라고 에둘러 당내 다른 세력을 지목했다.

한 편, 전주 덕진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당에서 서울로 올라오라는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끝내 공천에서 탈락한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민주당의 이번 공천이 “초대형 사기극”이라고 힐난하며 “민주당의 강령 제1조가 경제민주화 실현”이지만 “공천과정을 보면 경제민주화는 안중에도 없다”며 민주당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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