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ReSET(리셋)이 대선을 앞두고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정치권과 언론을 비판했다.

리셋은 11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분노한 남자들만이 대한민국 유권자의 전부인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리셋은 지난달 곽승용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보좌역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가짜 합성 이미지를 대표사례로 꼽았다.

곽 보좌역은 여성가족부 폐지의 근거로 리셋의 '디스코드&남초사이트 모니터링 지원팀' 인원 모집 포스터에 여가부 마크를 합성한 이미지를 제시했다. 곽 보좌역은 "여가부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는 한도끝도 없이 많지만 이 사진 하나만으로 설명 가능하다"며 "저는 범죄가 일상이 된 워마드를 모니터링하는 정상적 남녀를 모집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리셋에서 제작한 지원팀 충원 공지(왼쪽)와 '여성가족부'를 합성한 허위조작 게시물(오른쪽)

리셋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청년'으로 과대표화되고 있는 '일부 남성'들은 해당 게시물에 열광하며 거짓 정보를 각종 커뮤니티로 확산시키고,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리셋은 지난해 해당 포스터를 게재한 이후 각종 남초 사이트에서 조롱이 시작됐고, 활동가 충원을 위해 열어둔 오픈 카톡방에는 성착취물과 성적 모욕성 글이 대량 유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리셋은 여가부 마크가 합성된 포스터 이미지가 게재된 남초사이트 댓글창에서 ‘가짜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국짐만 아니면 ㅇㅋ’ 등의 반응을 볼 수 있고, 해당 이미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댓글에는 여성혐오적 답글이 달렸다고 했다.

리셋은 "여성 단체에 대한 음해와 공격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선 시기가 되면서 제도 정치가 이런 반사회적 날조 행위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까지의 가해와는 결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리셋은 “여성단체에 대한 공격,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악의적 왜곡이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 나가는 것은 더이상 ‘일부’ 남초 사이트의 ‘일부’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언론과 정치권을 비판했다.

리셋은 “기성 언론은 물론이고,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사실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단순히 자신이 이용하던 사이트의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기사화하는 '기생언론'들 또한 ‘일부’ 디지털 성범죄자들의 날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로 포장하는데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리셋은 대선 주자들을 향해서도 “디지털 성범죄가 일상이 된 일부 남초 사이트 이용자들에게만 ‘대한민국 청년’이라는 대표성을 부여하고 마이크를 쥐여줘 그들의 범죄 행위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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