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왜곡된 언론관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8일로 예정됐던 한국기자협회-JTBC 대선후보 TV토론을 무산시켰으며 민주당은 ‘SBS 라디오 진행자 교체'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일보는 8일 사설 <PD 하차 압박, "기자협회 좌편향"…언론자유 묵살해서야>에서 “거대 양당이 언론의 자유를 무시·침해하고 기자를 비난하는 일이 도를 넘고 있다”며 “언론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선 정국에서 대놓고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검증과 감시를 거부하고 권력만 쥐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한국일보는 SBS 이재익 PD 하차에 대해 “지금이 군사독재정권 시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PD는 4일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논란을 비판하는 선곡과 발언을 해 민주당의 항의를 받았고, 7일 하차했다. 또한 한국일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해 “토론을 피하고 싶은 핑계로 보이긴 하지만,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를 총망라한 기자협회가 편향됐다면 언론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언론을 존중하지 않고 편가르기 하는 두 당의 행태는 이번만이 아니다”라면서 “정치가 좋은 보도 환경 조성에 기여하기는커녕 입맛에 맞는 언론으로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국민 여론이 언론에 비판적인 틈을 타 정치인이 언론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한국일보는 “감시·견제는 싫고 권력만 휘두르겠다면 그것이 곧 파시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언론자유 침해하는 후보들 반민주적 행태 우려한다>에서 “여야 유력 후보 진영의 왜곡된 언론관이 경쟁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두 후보 모두 겉으로는 자신이 민주주의 존립을 위해 십자가를 진 사람처럼 행세한다. 하지만 실상은 작은 유불리에도 언론의 자유라는 민주의 핵심 가치를 유보해도 좋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여야 유력 후보의 언론자유 침해는 국민의 높아진 민주주의 수준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잘못된 대응이고 초점이 빗나간 선거 전략”이라면서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성숙한 국민 의식을 우습게 여기는 행태는 결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독재자들처럼 권력 앞세워 찍어 누르겠다는 생각, 곤란"

국민일보는 사설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정치권, 유권자 바보로 아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대 후보의 가족과 주변을 샅샅이 뒤져 작은 흠집이라도 거세게 몰아세운다”며 “그러나 자기 편에서 비슷한 잘못이 나오면 딴소리를 하거나, 이를 보도한 언론을 탓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후보와 그의 가족이 법을 위반했는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행동을 했는지는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주요 기준”이라면서 “유권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권리가 있다.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은 그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고안된 법과 제도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기까지 많은 오해와 억울함이 있겠지만 과거 독재자들처럼 아예 입을 막고, 권력을 앞세워 찍어 누르겠다는 생각은 곤란하다”며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납득하기 힘든 李 후보 주변 논란들>에서 이재익 PD 하차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떠올렸던 모양”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 후보 측은 SBS 팀장·센터장 등에게 소송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거론했다고도 한다”며 “PD는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을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제 발 저린다’는 속담 그대로 아닌가”라고 썼다. 조선일보에서 윤석열 후보의 토론회 거부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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