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민의힘이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8일 대선후보 TV토론을 거부한 것에 대해 “참으로 얄팍한 태도”라는 언론 지적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한국기자협회와 주관 방송사 JTBC가 공정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특정 방송사가 주관하는 토론회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해외로 출국한 손석희 전 JTBC 앵커, 지난 총선에서 정필모 민주당 의원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김동훈 기자협회장을 문제삼았다.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의힘은 “종편 4사 주관으로 11일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역제안했다.

3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겨레는 7일 사설 <‘TV 토론’ 오락가락하는 국민의힘 볼썽사납다>에서 “(국민의힘의 토론 불참은) 참으로 얄팍한 태도”라면서 “그간의 경위를 살펴보면,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주장이다. 보수언론 기자들도 대부분 가입한 국내 최대 언론인단체인 기자협회를 편향적이라고 폄훼한 것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기자협회 회원사다. 곽수근 조선일보 기자는 기자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겨레는 “JTBC에 대해서도 ‘손석희 사장이 있어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는데, 손 사장은 이미 보도총괄에서 물러나 순회특파원으로 외국에 나가 있다”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윤 후보가 제주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연설을 한 날에 갑자기 건강 문제를 들어 토론 연기를 요구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어떻게든 토론을 피하려고 아무 핑계나 갖다 대고 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은 TV 토론을 통해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을 비교·평가하는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갖기를 바라고 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더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토론 개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TV토론 할 때마다 어깃장 놓는 국민의힘>에서 “(김동훈 협회장이 정필모 의원을 추천한 것은) 공정성을 담보할 방안을 요구하면 되지 토론 자체를 무산시킬 일은 아니었다”며 “주최 측의 편향성 운운은 근거가 없다. 토론을 피하기 위해 편 가르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TV토론에 대해 유독 윤 후보 측이 이런저런 조건을 달며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대선은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쉽지 않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로 지금의 제한적인 선거운동도 막힐 수 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대선후보들이 비전과 능력,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다른 후보와 경쟁할 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국민 10명 중 5명 "TV토론 횟수 늘려야"

중앙일보는 국민의힘이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TV토론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국민이 TV토론 시청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첫 토론의 시청률이 39%였는데, 15대 대선(55.7%) 이후 최고였다. 경이적 관심도”라고 했다. 리얼미터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3.9%는 TV토론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응답자 24.7%는 토론회를 본 후 지지후보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지지’에서 ‘이재명 지지’로 바뀐 경우가 28.1%로 가장 많았다.

세계일보는 사설 <대선 한 달 남았는데 또 TV토론 무산시키다니>에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3당이 일제히 유감을 표한 것을 봐도 협상 결렬에는 윤 후보 측 책임이 커보인다”며 “대선까지 남은 기간 최대한 많은 토론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토론을 무산시켰으니 비판받아 마땅하다. 후보들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토론을 수용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기협 초청 8일 후보 토론회 무산, 국민의힘 책임 크다>에서 “국민의힘은 충분한 근거 제시도 없이 기협과 JTBC를 ‘좌편향’이라고 했는데 기협과 JTBC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실무협상 자리에서 돌연 주최 측을 핑계 대며 불참하겠다고 돌아선 것은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며 “윤 후보의 건강상 이유로 토론회를 2~3일 정도 연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역시 석연치 않다. 구구절절 조건을 내걸면 토론을 피한다는 인상만 키울 뿐”이라고 밝혔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일에서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15명을 상대로 실시했다. 무선(95%)·유선(5%) 자동응답 조사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9.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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