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고 이재학 PD 2주기를 맞아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약속했다. 언론노조는 미디어노동공제회 출범, 인적용역 사업자 제도 폐지 등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4일 발표한 '이재학 PD 2주기' 성명에서 “미디어 제작 현장에 또 다른 이재학은 없는가”라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왜곡된 고용구조 문제를 방치하는 법과 제도는 그대로다. 새로운 신분 구조를 고착화해 을과 병의 전쟁터를 만들어 놓고 최상위 포식자인 미디어 자본은 비인간적인 이윤추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으로 KBS·MBC·SBS에서 일하는 방송작가 다수의 노동자성이 확인되고, 방송사의 불법 고용 행태가 드러났다”며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차일피일 해결을 미루며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대형 방송사 앞에서 스스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0년 12월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비정규직 인력현황 및 근로실태 파악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비정규직 관련 자료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자비한 중간 착취를 끊어낼 법안들은 국회 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며 “미디어 산업을 넘어 전체 노동시장에 만연한 부조리와 불공정한 노동 환경을 바꿔낼 근본적 제도 개혁없이 땜질 처방만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미디어노동공제회를 출범시켜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미디어노동공제회를 통해 정기적 교육 제공, 건강검진 및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신용대출 및 퇴직금 적립, 시간제 유아 시설 운영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강고한 연대를 바탕으로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권리회복의 발판으로 삼을 미디어 노동공제회를 연내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인적용역 사업자(프리랜서) 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방송작가 대다수는 인적용역 사업자 형태로 일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인적용역 사업자 제도를 “무늬만 사업자로 노동자를 둔갑시켜 법적 권리를 빼앗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언론노조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면서 “여전한 차별과 불평등 아래 숨죽여 목소리를 유보하고 있는 수많은 미디어 노동현장의 또 다른 ‘이재학’에게 언론노동자들의 따뜻한 인기척을, 단단한 연대의 어깨를 내민다”고 강조했다.
고 이재학 PD는 2018년 4월 자신과 동료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청주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 PD는 2018년 9월 청주방송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지만 2020년 1월 22일 패소했다. 이 PD는 2월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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