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호 전 판사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 연합뉴스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하고, 강제 퇴직당한 서기호 전 북부지법 판사가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서 기호 전 판사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입당 제안을 받고 고민하고 있었다”며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박은정 검사님의 소식을 접하고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서 전 판사는 “저의 문제를 비롯해 부러진 화살 영화와, 박은정 검사 사건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법조계 사태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소수 엘리트 관료 법조인과 보수언론, 청와대 사이의 기득권 복합체의 지배체제 유지 차원에서 비롯됐다”며 “이대로는 우리나라의 사법근간이 흔들리고 국민들의 사법 불신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기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하고 싶은 순수한 뜻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정치와 거리를 두고자 했다”며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있던 중이었다”고 입당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췄다. 이어 “제가 원하는 근본적 사법개혁이 법률 개정 등 입법 활동과 밀접히 연관돼 있고, 사회운동 차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서 전 판사는 “가급적이면 국회의원이 돼 근본적인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하겠다는 사탕발림 같은 말은 하지 않겠다. 그간의 행적으로 대신하겠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사회적 약자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통합진보당의 당원으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사법부의 독립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 모든 행동과 노력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전 판사는 박은정 검사, 백혜련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29기 동기다. 서 판사는 “도대체 전화를 걸어 기소청탁을 한 김재호 판사는 왜 남고, 양심에 따라 이를 사실대로 밝힌 박은정 검사는 왜 떠나야 하냐”며 “도대체 몇 명의 젊은 소장 판사, 검사가 더 옷을 벗어야 광란의 칼질을 막을 수 있냐”고 토로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의 총선후보로 나선 백혜련 변호사를 만나, 박은정 검사 사태에 대한 공동대응방침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근본적인 사법개혁은 검찰개혁과 함께 갈수 밖에 없고 뜻을 같이 하는 정당과 사회단체의 연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전 판사 입당은 선배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제안했다. 서 전 판사의 비례대표 여부는 공동대표단이 결정하지만 유시민 공동대표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대표는 29일 트위터를 통해 “제안한 것은 사실. 그 외는 아님”이라며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개방형으로 영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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