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를 본 날이 3월 1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원래 대작이어서인지 오후 2시 공연을 택했는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삼일절, 독립의 열망을 가득 실은 음악극을 접하니 마음은 짠해지고 엄숙한 마음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 경성에 흑두건, 그의 정체는?

경성에 흑두건 소문이 연일 화제입니다. 일본관련 기업을 상대로 의적질을 하는 괴한으로 소문이 났지만 일본 경찰력은 번번이 흑두건을 잡지 못합니다. 흑두건은 군자금을 모으기 위한 김좌진 장군의 일이었습니다. 일본정부는 하세가와 대좌를 파견하여 흑두건을 잡기 위해 조선으로 보내지만 그 또한 체포에 실패합니다. 김좌진 장군은 만주로 떠날 때가 되어 그의 수행원인 황보와 함께 떠납니다.

# 사랑 그리고 독립, “가족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조국의 독립을 외치느냐!”

독립군의 자녀라는 낙인이 찍혀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민욱,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은희가 있고 둘의 사랑으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일을 돕던 은희가 사상범으로 일본경찰에 체포되고, 민욱은 은희를 구하기 위해 일본대좌 하세가와를 만나게 됩니다. 민욱은 조국 대신 은희를 구하기 위해 김좌진 장군을 잡기 위한 앞잡이가 되기로 합니다.

# 조선의 청년으로서의 끊임없는 갈등 그리고 민욱의 선택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좌진 장군.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한낱 사랑에 목매 조국을 배신하는 첩자 노릇을 하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민욱. 과연 민욱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일본이 가장 무서워했던 사람 중 한 명이 김좌진 장군이라고 합니다. 청산리 전투의 영웅이자 대한독립군총사령관인 그의 조국을 위한 삶. 그 단편에 독립과 사랑이라는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조선 청년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그 시절, 원치 않아도 겪을 수밖에 없는 시대적 아픔을 적절히 묘사했습니다.

얼마 전 뮤지컬 ‘영웅’을 보면서 느꼈던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삼일절이 얼마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 한번쯤 봐야 할 작품입니다. 음악적 요소 그리고 무대의 정교함만 보완된다면 뮤지컬 ‘영웅’ 못지않은 흥행대작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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