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가진 다양한 유형의 직원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직원들을 하나의 목표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직원들의 생각, 장점, 성향 등을 파악하지 않은 채 홀로 일방질주를 해서도 곤란하고, 직원들의 눈치만 보다가 정작 향해야 할 목표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서 모든 직원들의 인정을 받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란 멀고도 험한 길이라 할 수 있다. 시중에는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출시되어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지극히 원론적이고 교과서에 실릴 법한 이야기들,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한 책들이 대부분이라 쉽게 와 닿지가 않는다. 조직을 관리하는 것은 곧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닌 이상 리더십과 조직관리에는 원론적인 기술이론 보다는 심리학적인 분석과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읽은 '보스의 탄생' 이라는 책은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명확한 해법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린다 A. 힐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리더십 이니셔티브의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 각지의 기업들을 컨설팅하고 조직관리에 대한 다양한 저서들을 저술하고 있다. 또 다른 공동저자인 켄트 라인백은 30년 가까이 다양한 기업에서 경영자이자 관리자로 활동했으며, 랜디 코미사와 함께 공동 저술한 '승려와 수수께끼' 라는 책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100대 경영서'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책의 구성을 보면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원칙, 2장 권한에 의지하지 마라, 3장 지나친 사적관계가 주는 손실을 생각하라, 4장 직원들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5장 조직의 정치적 환경을 직시하라, 6장 인맥의 힘을 활용하라, 7장 상사는 당신의 지원군이다, 8장 팀이 꿈꾸는 미래를 그려라, 9장 팀 문화를 정립하라, 10장 팀원도 한 사람의 개인이다, 11장 일상업무 속에서 관리하라, 12장 리더가 되는 여정의 종착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회사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어봤을 그런 사례들이 다양한 유형으로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공감을 주는 사례 없이 리더십과 조직관리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만 서술했다면, 이 책은 다른 리더십 관련 서적들에 비해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었을 것이다.

12장에 걸친 내용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조직관리는 관리자 혼자만의 의지와 실천으로 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조직 휘하에 있는 팀원들과 가능한 대화를 많이 하면서, 각 팀원들의 사고방식, 장점 등을 파악하고 이를 목표달성을 위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권한 위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솔직히 터놓고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와 닿았던 사례를 하나 소개해 본다. 한 관리자는 팀원들이 긴급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야근을 한 며칠 동안 스스로 회사에 늦게까지 머물렀다. 관리자는 자신에게 특별히 할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에게 '의리'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함께 야근을 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당시 팀원들이 느꼈던 생각은 관리자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늦게까지 남아있는 거라고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윗사람들이 느끼는 생각과 아랫사람들이 느끼는 생각의 관점의 차이가 위의 사례처럼 상당한 격차를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시로 관리자들이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자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자신을 평가할 줄 안다. 둘째, 자신의 인맥을 관리할 줄 안다. 셋째, 팀을 구축하고 관리할 줄 안다. 이 세 가지 역량을 키우는 과정은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우선은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장점을 그 자체로만 보지 말고 조직의 목표나 전략적 차원에서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기인식, 자기억제, 자기훈련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갖춰야 한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의 입장에서 일하면서 이 책을 읽다보니 가끔씩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적나라하게 필자의 회사생활에서 겪었던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팀원들과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번만 읽고 덮어두는 것보다는 평상시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서 참조하고 실천하는 가이드로 활용한다면 더욱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한번만 책을 읽고 덮어버리기에는 책의 소중한 내용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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