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경찰이 던킨도너츠의 위생 실태를 고발한 공익제보자를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는 언론보도가 9일부터 현재까지 쏟아지고 있다. 경찰이 검찰에 공익제보자를 송치한다고 밝힌 시점은 지난달 16일이며 실제 송치된 날짜는 11월 23일이라고 한다.

한편에서 공익제보자 A 씨는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가 선정한 '2021년 투명사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A 씨는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기 위한 '호루라기 재단'의 '올해의 호루라기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13일 시상식이 예정돼 있다. 공익제보자 측은 '공익제보상' 시상식에 맞춰 보도가 쏟아졌다며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또 일부 영상 조작이 확인돼 검찰에 송치했다는 혐의 내용에 대해 공익제보자 측은 "경찰이 문제 삼는 것은 공익제보자가 폭로한 영상 40분 중 단 2초로, 이게 문제가 된다는 무리한 기소의견 송치"라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가 연 ‘SPC 던킨 추가영상 공개 및 공익제보자 보호 촉구 기자회견’에서 추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민 변호사, 제보자, 권영국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연합뉴스, 한국경제, 서울신문, 뉴시스 등의 언론은 9일 경찰이 던킨도너츠 위생 고발 공익제보자 A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안양동안경찰서가 A 씨가 일부 조작된 영상을 통해 업무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9일 <던킨 기름때 영상의 반전… “민노총 지회장이 일부 조작했다> 기사에서 “경찰은 최근까지 수사를 벌인 결과 A 씨가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찰은 비알코리아 측이 확보한 영상과 A 씨 제보 영상을 대조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문제가 된 안양 공장에 대한 현장검증도 벌인 결과 비알코리아 측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관계자는 10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공익제보자가) 검찰에 송치된 게 한 달 전 일이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는데, 제보자의 시상식에 맞춰 관련 기사들이 왜 쏟아지는지 의문”이라며 “제보자가 행사(시상식) 때문에 사측에 일을 빠진다고 하자, 회사 측이 초대장을 보여주기 전에는 (행사에) 안 보내주겠다고 했다. (석연찮은) 정황들이 있다”고 밝혔다.

‘영상조작'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민주노총 측은 “회사 측에서 조작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똑같다”며 “주걱으로 기름때를 긁었다는 것인데, 이건 제보자가 다 해명했다. 이미 한 달 전에 다 나온 내용인데, 왜 지금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24일 A 씨는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의 위생을 고발하는 영상을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제보했다. KBS는 같은달 29일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다음날 던킨도너츠 모회사 SPC는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불법적인 목적을 갖고 촬영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기름때가 떨어진 도넛 반죽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 제공)

사측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제보자 A 씨는 지난 10월 5일 서울시 중구에서 <진실을 공개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제보자 A 씨는 ‘제보자가 기름을 주걱으로 긁어 반죽에 떨어지도록 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작업할 때 기름이 몸에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급하게 처리하다 그런 장면이 나왔다”며 “작업 라인에 CCTV가 있는 걸 모든 직원이 아는데 고의로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이날 제보자 A 씨는 ‘곰팡이로 추정되는 검은 물질이 묻어있는 컨베이어 벨트’, ‘까맣게 변한 환풍구’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김해·대구·신탄진·제주 등 4개 공장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한 결과 작업장의 위생관리가 미흡한 사실을 확인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지난달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던킨도너츠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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