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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못하는 협업의 힘 '시민 팩트체크'[팩트체크넷 1주년 토론회] "시민 팩트체커가 검증해내면 언론은 한 발 더"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1.25 19:38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 ‘팩트체크넷’이 첫돌을 맞이했다. 권오현 팩트체크넷 공동대표는 지난 1년의 성과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들이 협업해 팩트체크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작업이 올해 가장 큰 목표였다"며 "올해 말 플랫폼이 완성되고 지표가 성장세로 바뀌는 추세로 내년에는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체크 과정이 시민들의 당연한 행위라기보다는 목적을 가진 정파적인 행위로 해석되는 일각의 오해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팩트체크넷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문제 삼아 내년도 팩트체크넷 예산 10억 원이 감액됐다.

25일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팩트체크넷 1주년 기념식> (사진=미디어스)

팩트체커로 참여한 시민들과 학계 전문가, 기자들은 25일 열린 팩트체크넷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시민의 협업을 통한 팩트체크가 때로는 경영진의 입김을 받는 언론사보다 객관적인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만 크라우드 팩트체크 챗봇 시스템 Cofacts 공동설립자 빌리언 리는 “일반적으로 언론은 경쟁 관계에 있어 협력이 어려우며, 신문사에 소속된 기자는 신문사에 이익이 되는 주제를 팩트체크할 것을 지시받지만 Cofacts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팩트체커가 스스로 주제를 정할 수 있고, 우리들이 원하는 정보를 주제로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빌리언 리는 “정부나 기업이 가진 권위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시민이 팩트체커가 돼야 한다”며 “위키피디아는 몇 년 전만 해도 전문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시민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올린 결과, 다른 백과사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탈바꿈했다. 자발적인 편집자들에 의해 작성되고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서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빌리언 리는 팩트체크넷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원하는 공공자금으로 운영된다는 소식에 “정치적 성격을 띠는 지원이 아니라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체크 그룹을 운영하며 정치 선전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팩트체크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을 교육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정수 뉴스톱 기자는 “초창기 뉴스톱에서 타사 기사를 팩트체크할 때 ‘너네가 뭔데 남의 기사를 검증하냐’는 시선을 받았는데 이제는 기성 언론사들도 허투루 쓰면 팩트체크 당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시민팩트체커들과 팀을 이뤄 활동하다 보면 언론사에서 느끼지 못한 협업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선 기자는 “시민팩트체커가 기존 언론사보다 더 깊게 취재해 보도하면, 기존 언론사들은 한 발 더 취재하게 된다.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사를 써야 한다는 생각이 촉매제로 작동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시민팩트체커가 전문성이 있냐는 질문에 

펙트체크넷을 두고 ‘기자, 의사 등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이 제대로 팩트체크할 수 있냐’는 의문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이에 대해 선 기자는 “뉴스톱에서 팩트체커로 일하면서 조그만 오류를 꼬투리잡아 공격을 받을 때가 있다”며 “그때마다 ‘우리보다 더 타당한 근거를 들어 비판하면 수용하자. 아니면 대응하지 말자’는 신조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정 시민팩트체커는 “시민팩트체커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시민팩트체커 타이틀이 약해보여서인지 아니면 정보에 오류가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거냐”며 팩트체크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검증제안이 올라오면 주제에 관심있는 이들이 참여의사를 표하고 협업하게 된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시민들이 모이게 되고 기자 팩트체커가 함께 결합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구 시민팩트체커는 팩트체크 작업을 통해 미디어리터러시 효과를 느꼈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일 때는 뉴스를 한 채널로만 봤는데 팩트체크넷을 통해 교육 받은 뒤 일부러라도 2~3개 채널을 비교해 본다는 것이다.

최은경 한신대 교수는 “정치권에서조차 허위조자정보, 가짜뉴스 개념과 범주를 정의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협업해서 참여하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희망적”이라며 “공론화하고 사실에 접근하는 건 시민 누구나 할 수 있다. 학계 전문가뿐 아니라 모두가 시민으로서 팩트체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에서 허위 정보로

팩트체크넷은 시민들이 팩트체크를 통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방안, 더 많은 시민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업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팩트체크넷의 확장성도 그중 하나다. 선 기자는 “가짜뉴스는 돈이 되지만 팩트체크는 돈이 든다”며 “팩트체크가 공적인 영역에서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면 공적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방안으로 허완 뉴닉 에디터는 “읽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많은 게 바뀔 수 있다”며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내부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팩트체크 범위를 기사에서 허위 정보로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황현숙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는 “펙트체커들이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공공의 가치를 만드는 활동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해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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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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