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영국의 한 대학 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광주 방문 후 무지개가 떴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두고 ‘북한의 노동신문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해당 기사는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할 뿐’이라는 언론시민단체의 비판을 일으켰다.

연합뉴스는 10일 <찬반 목소리 뒤엉킨 5.18묘지…윤석열 발길 돌리자 뜬 무지개> 기사에서 “허리를 숙여 ‘사죄’ 뜻을 표한 윤 후보는 5.18묘지 도착 약 20분 만인 오후 4시 40분께 끝내 참배탑까지 이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며 “때마침 비가 그치면서 5.18 동쪽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올랐다. 항의 인파와 지지자 모두 무지개를 바라보며 ‘오죽하면 하늘도’, ‘성스러운 징조’ 등 각각의 입장에서 해석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스1은 ‘5.18 묘역의 무지개’ 관련 사진기사를 세 차례 전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 MBN, 뉴스1, 디지털타임즈 등은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케빈 그레이(Kevin Gray) 트위터 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해 케빈 그레이 영국 서섹스 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11일 트위터에서 연합뉴스 ‘윤석열 참배 마치자 5.18묘지에 뜬 무지개’ 기사를 공유하고 “마치 로동신문이 보도한 것 같은 한국의 뉴스(South Korean news as if reported by Rodong Sinmun)”라는 촌평을 남겼다.

또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2일 논평을 통해 “느닷없이 언론에 ‘윤석열 무지개’ 기사가 뜨고, ‘성스러운 징조’ 해석이 등장했다”며 “마치 2011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씨를 두고 ’형광등 100개 켜놓은 듯한 아우라‘로 자막을 달았던 TV조선 보도가 연상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대선 쟁점이나 후보간 정책 비교와 하등 관계없이 신비주의적 해석과 신화화로 선거보도의 수준을 형편없이 추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뉴스 통신사는) 다양한 신문, 방송, 인터넷언론에 기사 전재를 통한 ’뉴스 도매‘뿐 아니라 포털을 통한 ’뉴스 소매‘ 유통으로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들 통신사가 부정확한 보도를 할 경우 다른 언론이 따라서 오보를 양산하는 등 언론 의제설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언련은 “이번 선거를 두고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며 “검증하고, 물어야 할 질문보다 논란이 아닌 걸 논란으로 만들어온 언론이 정치 혐오를 키우고 유권자가 원하는 질문을 후보자에게 던지지 못한 탓도 크다. 언론은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선거,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보도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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