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토크콘서트>가 매주 파격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사실 파격적이라는 말은 거꾸로 말하면 정체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8회 중 반 정도이니 뚜렷한 포맷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것도 초반의 방송분이 비슷할 뿐이다.

현재 <주병진 토크콘서트(이하 주토콘)>는 실험 방송을 보는 듯 느껴진다. 어떤 포맷이 ‘주토콘’에 가장 들어맞는가에 대한 실험을 하는 것이 현재이며, 이 실험적인 방송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나가는 시점이 되면 정체성이 보일 것이다.

초반 4회 가량 출연한 게스트들은 무척 매력적이었으나 그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부자연스러운 방송이었다. 매력적인 배우와 명사들을 불러놓고 그들의 매력을 제대로 못 보여준 것은 큰 방송 아이템을 잃은 것과도 같다.

그러한 가운데 ‘주토콘’이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여러 사람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사유리’가 패널로 등장한다는 말은 많은 기대를 가지게 했고, 실제 그녀가 방송에 나온 7회 방송은 죽을 쑤던 ‘주토콘’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바로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8회에는 그녀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실험적인 방송이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이해하면서 보면 되지만, 그녀의 빈자리는 너무도 밍숭맹숭한 맛을 느끼게 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시청률도 떨어지고 만다.

기존 ‘주토콘’에 명확한 프로그램 컨셉이 없었던 것과는 달리 ‘사유리’가 들어가서 단 한 회 동안 보여준 엉뚱한 여러 상황들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연예계 대제 ‘주병진’에게 커피 심부름을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고, 엉뚱한 카운슬링을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놀라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4차원의 행동과 언변을 보여준 ‘사유리’의 에너지는 시청자로 하여금 엉뚱발랄 캐릭터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사유리’의 매력은 역시나 4차원적인 매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특유의 언어 구사법을 보여준다. 사물이나 상황 등을 보여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묘사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세계관이 보이는 묘사법을 보여주기에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주병진 토크콘서트>에서 보여준 엉뚱한 매력은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선이었고, 그렇게 그녀는 주병진에게 커피 심부름 보내는 기이함을 보였다. 카운슬링이 필요한 바닷가 빨간 벤치에서는 이별여행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려는 남성에게, ‘답답하게 멋져 보이려 하지 말고 마음에 있는 그대로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말하라 부추기는 모습은 상식을 뒤집는 카운슬링이었으며 옳은 말이었다. 그녀의 말에 시청자들은 웃으면서도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한참 음식 먹는 법을 설명하는 사장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작스레 ‘내가 사귄 남자랑 비슷하다!... 그런데 날 왜 버렸어요?’라고 하는 장면은 시청자를 쓰러뜨리는 마력이었다. ‘맛이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사장님에게 너무 맛있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 ‘결혼합시다’를 외치는 사유리. ‘한우 살치살 맛이 어땠느냐’라는 물음에 ‘김구라 볼 같은 맛’이라고 하는 엉뚱함은 누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영역이다.

그런 그녀가 <주병진 토크콘서트>에서 보여준 잠깐의 활약은, 단 1회였지만 그녀가 없는 빈자리를 그립게 만드는 영향력을 나타냈다. 그 대단한 한류스타 4인도 ‘사유리’가 없는 빈자리에선 단지 일반 연예인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1회 몇 분 분량의 출연이었지만 그녀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