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보도 행태가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일명 옐로저널리즘이라 일컬어지는 보도 행태는 극히 불순한 목적의 보도 행태라 해야 할 것이다. 최대한 자극적으로 그리 좋지 않은 사건을 더욱 크게 부풀려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행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넘어 갈 수 있는 이야기를 들춰내 상처를 주는 언론이라면, 제 아무리 거짓이 아닌 사실을 보도했다 하더라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기사가 나간 이후 더 이상 이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누구도 몰랐을 사안을 굳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원망 섞인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티아라 화영은 지난 29일 SBS<인기가요>에서 어쩔 수 없는 노출 사건을 겪어야 했다. 의도치 않은 너무도 우연한 일이었고, 자신도 생방송이 끝난 이후에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생방송 이후 그들 자신들도 인식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한 언론사가 노출 사건에 대한 기사를 냈고, 다른 언론사들은 엄청난 노출이라도 일어난 듯 서로 기사를 돌려써 먹는 모습들을 보였다.

이는 한 언론사는 물론 전체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필자도 이 방송을 생방송으로 지켜보았지만,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짚어주기 전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한 언론사가 기사를 내고, 다른 언론사들이 따라서 보도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더욱 부풀려졌다.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경미한 사건’이 ‘최악의 노출 사건’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몇 시간 걸리지 않았다.

논란도 없던 일을 처음 기사를 낼 때 ‘논란’이라고 붙여서 낼 때에는, 제발 논란이 되었으면 하는 심리에서 그런 기사를 낼 터. 기사를 낸 기자의 도덕성은 그리 유쾌함을 주지 못한다.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기쁨을 나누어야 하는 시간에 서러움에 눈물을 흘려야 하는 ‘티아라’ 화영을 돌아보며 마음이 아파온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생방송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수많은 리허설을 하고 안전에 조심을 기울여도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 사고인 것을 볼 때, 제작진이나 가수 모두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최초 별 것도 아닌 것을 단독기사라고 내는 언론사가 문제다. 이번 일의 경우는 특종이라기보다 논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 더 많았던 일이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을 알면서도 보도하지 않는 사건들도 많다. 이는 언론사들이 지킬 것은 지키자라는 자체정화 의지에서 나오는 개념이다. 하지만 뭔가 가십거리가 있을 때 힌트라도 줘 볼 요량으로 이니셜을 사용해 보도하는 습관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호기심을 자극할 뿐 대상을 완벽하게는 노출시키지 않는 특징이라도 있다. 그런데 티아라 화영이 올해 몇 살인가?! 20살도 안 된 청소년을 그저 성적인 키워드라 불리는 ‘노출’이란 단어를 써 가며 굳이 기사를 내 당시 생기지도 않았던 논란을 진짜로 만들어 낸 것은 언론사의 도덕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 사안이라 해야 할 것이다.

티아라는 그동안 인기에 비해 1위의 운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들의 꿈은 1위를 하는 것이었고, 1위를 하게 되면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려 노력할 것이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봉사를 하겠다는 공약까지 걸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해 기쁨을 누려야 할 시간에 그러나 그녀들은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 행복한 순간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시청자에게도 마뜩찮은 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추악한 언론의 장난질에 해당 가수는 물론 시청자 역시 상처를 입고 말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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