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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에겐 뜨끔할 올해 노벨 경제학상최경영 "우리 언론은 무슨 확신에 차서 최저임금 올리면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하냐"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15 11:08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대한 반응으로 한국 언론의 최저임금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경영 KBS 기자는 "과학자들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최대한 진실을 찾으려 하는데 우리 언론은 무슨 확신에 차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해왔는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5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최경영 기자는 “올해 발표된 노벨 경제학상을 접한 우리 언론은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내내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이라는 복잡다단한 학문의 세계를 다 무시하고,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감소를 불러온다’, ‘최저임금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주장해왔는데 ‘최저임금으로 고용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 화상 기자회견하는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 (사진=유튜브 'UC버클리'의 Nobel Prize for Berkeley's David Card)

스웨덴왕립과학원의 노벨상위원회는 노벨 경제학상을 선정하며 “사회과학의 많은 주제가 인과관계를 다룬다. 가령 이민자가 많이 유입되면 고용이 취약해질까? 고등교육을 받을수록 미래 소득은 늘까?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이 주나? 이런 질문들은 답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올해의 수상자들은 관찰 연구같은 자연실험으로 그 해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기자는 “위원회는 ’어렵다‘, ’해답이 가능하다‘ 등의 표현을 썼다. 우리의 관념, 선입견에서는 당연한 전제나 생각들이 스웨덴왕립과학원의 과학자들에게는 어렵다는 의미”라며 “이번 경제학상 수여도 그런 답도 가능하겠다는 것에 대한 수상이지 100% 정답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게 과학자들의 태도다. 철저히 검증하면서 최대한 진실을 찾아보려는 겸손한 자세이지만 우리 언론은 대체 뭘 그렇게 많이 안다고 확신에 차서 최저임금 올리면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해왔을까"라며 "정파적 의도가 있었거나 무지했거나, 무지한데도 무지한 줄 몰랐거나. 여하튼 우리 언론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경제학과 경험적 연구방법론 발전에 공헌한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D.앵그리스트, 휘도 W.임번스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경제학에서 인과 관계를 분석하는 ’자연실험‘ 방법론을 제시하고 해당 방법론으로 최저임금, 이민제도, 교육 등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카드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간의 인과관계를 다룬 1994년 논문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 등 고용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작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1992년에는 최저임금을 인상한 미국 뉴저지주와 최저임금 변화가 없던 펜실베니아주 식당을 비교해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놨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학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데이비드 카드와 앨런 크루거 교수가 함께 쓴 1991년 논문은 최저 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결론만큼이나 해당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적용한 실증 분석 방법론이 큰 주목을 받았고 후학들에게 상당한 인사이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총량을 줄인다‘는 경제학계 주류의 주장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30여년 전에 나왔고,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을 통해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한국 경제보수매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총량을 줄인다'는 단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최저임금 관련 기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연구원 등 기업·사업주의 관점에서 보도되고 있다. “최저임금 급등해 일자리 최대 43만6000개 사라졌다”, “최저임금 1만 원 되면 30만4000개의 일자리 감소한다”,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최저임금을 동결해도 폐업 고려하고 있다” 등이다. (▶관련기사 : 재계만 괜찮은 최저임금 받아쓰기 보도)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이날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최저임금 인상한다고 하면 언론은 최저임금으로 피해본 가게 주인을 찾아가 힘드냐고 물어보고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쓴다”며 “자영업자들이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최저임금만으로 기사를 쓰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영 기자는 “그렇게 작성된 기사는 사기”라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발생하는 선작용도 있다. 선작용은 안 쓰고 반작용만 쓰면서 발생할 우려들을 나열한다. 특히 최저임금 시행 직전, 시행한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런 기사들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언론을 향해 “최저임금 보도를 다면적으로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서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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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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