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측과 강산에의 음원 논란에 일부 시청자들이 답답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뭐 대단한 노래라고 음원 공개를 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내가 부른 노래, 내가 만든 노래, 나의 인생이 담긴 노래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는 것처럼 가져다 쓰는 것을 두고 원곡자로서 가만히 있어야 할까?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은 객관적인 절차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특히나 저작권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음원서비스는 더 말이다. 그런데 그들은 원곡자와는 상관없이 편곡을 해 불렀고, 또 그 음원을 자신들이 계약한 음원사이트에 게재하며 수익을 올렸다. 그간 원곡자의 동의 없이 상업 행위를 해서 음원 서비스가 중단된 사례가 몇 번 있었다.

그들은 순수하게 편곡해서 단지 노래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그 노래로 여러 가지 상업적인 행위를 했다. 호주 멜버른 공연은 티켓 값만 해도 엄청난 수익을 올린 대표적인 공연이었다. 쉽게 이야기 하여 5대 음원사이트에서 올리는 수익과, <나는 가수다> 각종 콘서트를 통해서 올리는 수익은 그야말로 일반 대중으로서는 가늠하지 못할 수준일 것이다. 작년 한 해 눈에 보일 정도의 지나친 이익 추구는 MBC라는 공영방송의 이름을 땅에 추락시키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나가수’의 상업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이후, MBC는 큰 변화를 보였다. 실험적인 방송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고 성원을 얻어 확대 편성을 하기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이 개입된 편성을 하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단편 가격으로 기존 500원이던 VOD가격을 700원으로 올렸다. 1부 분량을 넘는 것이 그 이유였고 VOD서비스의 품질 향상이 있다는 이유였지만, 그 이후 여러 곳에서 나타난 현상으로는 이해할 없는 부분이 많았다.

호주 멜버른 공연의 경우는 가수들 입장에서는 스케줄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별로이거니와, 무엇보다 반강제적인 차출이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소속사들의 경우 ‘가고 싶지 않아도 방송에 출연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며 울며 겨자 먹기처럼 콘서트에 참여하는 고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2012년 그들은 <나는 가수다 – 전국투어콘서트>를 계획하여 전국 순회공연을 가진다. 현재 정해진 콘서트 멤버만 해도, ‘자우림, BMK, YB, 인순이, JK김동욱, 김조한, 조규찬, 장혜진, 신효범, 테이’ 등이 있고 또 누가 더 투입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게 <나는 가수다>를 보면 온통 상업적인 활동이지만, 또 마땅히 원곡자들은 그리 수입면에서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또한 수입이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동의 없이 마음대로 곡을 가져다 쓰는 데 기분 좋을 원곡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김범수나 임재범, 이소라와 같은 레전드급 가수들이 자존심을 내걸고 최고의 노래로 재탄생시켜 놓는 경우도 있지만, 잠깐 한 라운드 버티기용으로 편곡해 놓는 가수들을 보면 원곡자로서 그리 기분이 상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방시혁과 유영진, 그리고 강산에가 자신의 노래를 가져다 음원 서비스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원작자로서의 고유 권한이며, 지켜져야 하는 소중한 자산에 대한 마땅한 권리이다. 다시 불리어져 좋은 기분보다는 동의도 없이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칼질을 해 만든 곡에 화가 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원곡자로서 자부심이 없는 편이라 해야 할 것이다.

강산에의 경우 후배들이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는 큰 거부 요소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가 트위터에 남긴 메시지, “내 노래를 쑈를 위한 리메이크는 허락했어도 그 음원을 유료로 서비스하는 데는 허락한 적이 없다. 상당히 잘못됐다”라는 메시지에는 유연함이 남아 있다.

리메이크해 무대에서 부르는 것까지는 상관없지만, 원곡자와 상의 없이 음원을 파는 행위는 허락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음원의 경우는 완성도를 가지고 내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곡자 마인드에서 벗어난 일로 판단했을 것이다.

일부 가수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곡들이 아무렇지 않게 음원으로 서비스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볼 때 음원 시장을 혼란케 만드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 완성도를 갖추지 않은 곡들이 양산되어 쌓이는 시장은 쓰레기더미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곡을 만든, 그리고 부른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절차가 필요한 영역에서 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먼저 서비스하고, 원곡자가 거부하면 속이 좁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

강산에가 자신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반발하여 음원서비스를 거부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안 좋은 관행이 당연시되는 것에 제동을 걸만한 사람이 없었던 차에, 그라도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한 것은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이다. 당연한 요구인데도, 원곡자가 속 좁은 사람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뭔가 큰 모순이라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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