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과 직언으로 무장이 된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재미는 역시나 사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직언 토크에 그 재미가 있다. 이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수 없는 그들만의 성격이며, 그 성격이란 것을 따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 과정은 단기간에 생긴 것이 아니기에 더욱 카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라디오스타>의 독설과 직언은 수위 조절이 아슬아슬 하다고 여겨지는 면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분명 뜯어놓고 보면 꽤나 논란거리가 될 것이지만, 이곳에서는 누그러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대중들은 각 프로그램의 성격을 파악하는 뛰어난 캐치 능력을 가진다. MBC를 예로 들자면 <놀러와>는 자극적이지 않은 사랑방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독설과 직언이 허용이 되는 프로그램. <세바퀴>는 세대 공감토크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다는 것도 <무한도전>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실험적인 포맷의 프로그램이란 것도 안다.

이미 대중들의 입맛은 <라디오스타>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어떠한 입맛을 내는 프로그램인지를 알고 있기에 조금 더 강한 토크를 해도 이미 어느 정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모양새다.

기존 <라디오스타>에 없던 것도 아니었지만, 요즘 들어서 ‘라스’에는 한 가지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독설과 직언의 기본 토대에 스토리가 등장하는 면이 기존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과 달리, 꽤나 직접적인 묘사로 향하는 듯한 기분을 주게 된다.

<라디오스타>의 기본적인 게스트 스토리들은 남들이 긁지 않는 곳을 들추어내어 철저히 강하게 맷집을 단련시키는 맛에 있었다. 역시나 기본 포맷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좀 더 과감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라디오스타>이다. 그러나 밉지 않아 보이는 것은 역시나 그들만의 자체 억제력을 갖추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 즐길 수가 있다.

요 근래 들어 <라디오스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적인 농담을 굳이 배제하려 하지 않는데 있다. 그렇다고 그 성적인 농담이 불쾌할 수준은 되지 않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작은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데 좀 더 여유가 생긴다.

지난 방송에서는 농구선수 ‘우지원’의 그간 말 못 할 수준의 팬덤의 사랑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약간 상황이 민망한 경우였지만, 시청자에게는 웃음으로 전달이 되었다. 선수 시절 당한 이야기였고, 시합을 하고 나오던 중 자신을 극히 사랑하는 팬들에게 뒤꽁무니가 잡혀 바지가 벗겨진 낭패를 맞게 된 경험이었다.

팬의 손끝에 잡힌 바지가 점점 내려가고, 안에는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누드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이 위에 옷이 길어서 더 큰 낭패를 당하지 않았다는 아찔한 경험이었다. 이 상황을 들은 <라디오스타>의 진행자들의 성격상 그것을 그대로 ‘아! 그렇구나’ 정도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

그들은 특유의 농담을 섞어 ‘우지원’을 당황시킨다. 김구라는 그만이 보여주는 몰아가기식 화법으로 “저희들이 들은 정보에 의하며 ‘노팬티’였는데, 그 상황을 보고 팬이 갑자기 실망을 했다고 하던데”라며 살짝 간을 보며 코너에 몰아넣는다.

그러자 주워 먹기 달인인 윤종신도 “팬이 반으로 줄었다더라”고 받아치며 웃긴 상황으로 몰아간다. 유세윤도 한 마디 거드는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농구공인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하자 순식간에 19금 방송이 되어버렸다.

그들이 말한 것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문제될 소지가 있는 개그였지만, 전체적인 그림에서 하는 농담이었기에 시청자들은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면이 있었다.

이번 <라디오스타>에도 이런 부분은 등장했다. 지석진이 하는 버릇 중에 하나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것이었는데, 진행을 하면서까지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그 모습이 보이자 PD가 단독 샷을 넣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을 해 줬다고 한다.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 것을 ‘라스’ 멤버들이 요구하자, 너무도 리얼하게 가슴을 만지는 통에 상황은 웃음의 도가니로 변해 버린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통곡을 하듯 웃어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어지는 토크 속에 그 모습을 따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보일 때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단계까지 가게 했다.

만약 <라디오스타>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런 개그로 했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소소하게 등장하는 그들의 필터링 되지 않은 날생선 같은 개그는 잠깐 웃음을 주고 사라진다. 그렇지만 머릿속에는 내내 잔상이 남아 있게 된다. 하지만 밉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라디오스타>의 매력 !!

‘라스’에서 그렇다고 다른 웃음거리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지석진의 기러기 아빠 되는 법’이라는 리얼한 강의와, 김영철의 ‘영어개그, 주워 먹기 개그’, 양세형의 '사단장과 앤디 씨름 개그'는 큰 웃음을 준 회로 남는다. 특히 양세형이 말한 앤디 씨름 비화는 할 말을 잃게 하는 큰 웃음을 불러왔다. 사단장이 씨름을 하고 있는 앤디에게 괜찮으니 자신과 어울려 줄 것을 다독이며 말 하고,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하자는 사단장의 말에 억지로 했지만 결과는 사단장을 뒤집기를 하며 내 꽂은 비화는 경악의 웃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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