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체육관으로 가는 발걸음은 겨울을 잊게 만드는 즐거움과 뜨거움이 있습니다. 겨우내 시즌을 이어가는 농구와 배구, 이 겨울 리그의 양대 산맥은 한때 농구대잔치와 슈퍼리그란 이름으로 뜨거웠는데요. 이 두 종목의 최근 모습들, 분명 과거에 비해 썰렁하고 아쉬움이 깊게 남는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 나아진 점은 그 "중계방송"이 절대적으로 늘어났다는 거!

겨울이면 스포츠채널에서 거의 매일 농구와 배구가 중계되는 지금의 분위기는 배구와 농구에게 분명 호재라 할 수 있습니다. KBS와의 독점 중계가 이어졌던 배구는 최근 거의 모든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를 하는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로농구도 꾸준하게 중계방송이 이어지며 "전경기"에 근접한 수준으로 중계방송이 함께하고 있는 편입니다. 중계는 물론, 최근에는 매거진 프로그램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 매거진 프로그램들이 함께하고, 중계가 많아졌지만. 방송의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는지는....

일단 배구부터 생각해볼까요?

인기가 꾸준하게 상승하며 중계 채널까지 늘어난 V리그, 하지만 채널이 늘어나며 오히려 집중도는 떨어진 느낌입니다. KBS의 중계 나름의 노하우와 MBC-SPORTS+의 색다른 중계, 모두가 볼만하고 관련 프로그램들도 재미있게 함께합니다만... 그럼에도 과거 KBS 단독 중계 시절에 비해 뭔가 집중이 덜되고, 관심도 덜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거.

구단 숫자가 그리 많지 않고 경기 숫자가 한 채널로도 충분히 커버가 되는 상황에서 채널이 늘어난 건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꾸준하게 "배구"만 보여주던 KBS N스포츠에서 농구를 중계하면서 배구의 빈도수는 줄어든 듯한데요. 과거에는 배구 녹화중계나 재방송을 하던 시간들이 이젠 농구와 함께 공유하다보니 노출 시간 자체는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죠.

KBS N 스포츠가 합류하며 채널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경기 중계를 완성하진 못한 KBL.오히려 케이블 채널들과의 갈등으로 한때 중계 중단 사태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외형이 늘었을 뿐,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농구 중계에 대한 관심이나 열기는 소흘하고, 그나마 한 번씩 이어지던 지역 지상파 중계도 올해는 보기 힘듭니다.

KBS 공중파 중계나 OBS중계가 가끔씩 펼쳐지고, 관련한 매거진 프로그램도 야심차게 만들어졌습니다만. 그런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농구 자체가 우리에게 이야기되는 이슈가 아니란 점은 올시 즌 과거보다 더 심합니다.

주변에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이 종종 하시는 이야기가 '겨울 저녁엔 스포츠 채널을 틀어보지 않는다'라는 겁니다. -가끔씩 주말에 펼쳐지는 유럽 축구를 만나는 시간이 유일한 겨울 스포츠 시청이란 이야기가 은근히 많더군요.- 우리 스포츠 저변이 극단적으로 야구나 축구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농구나 배구의 싸늘함은 심합니다. 과거의 인기나 열기와 비교해도 "농구"나 "배구"의 현실은 아쉬움이 많고, 다양한 방송은 그 효과가 무색해 보인다는 거!

각각 종목마다 열혈 팬들이 존재하고 시청률도 배구의 경우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방송의 숫자나 규모, 그 물량에 비해 결과는 아쉽고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농구나 배구에게 지금 느껴지는 그 싸늘함.

그 싸늘함이 우려가 되는 건 방송중계로 대표되는 외부적 요인에 있어 지금보다 더 큰 효과는 보기 힘들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농구와 배구, 겨울의 싸늘함을 극복하고 과거만큼의 인기라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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