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김완 한겨레 기자는 “이번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가장 핵심적인 정치플레이어가 되고 있다”며 “당장 수치가 아니라 여론조사 앞뒤 흐름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25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치 신인이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바탕으로 출마하는 게 한국 정치의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았다”며 윤석열 후보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 다음날, 국회 기자실을 찾아 세계일보 기자들에게 “그때 그 조사가 아니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안 왔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월 30일자 세계일보 5면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해당 조사에서 2위로 떠오르면서 대권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일보는 지난해 1월 창간 기획 여론조사에서 검찰총장 신분인 ‘윤석열’을 처음으로 대선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조사 결과, 당시 야권 주자 1위였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쳤다. 김 기자는 “윤 후보가 세계일보 여론조사 덕분에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 기자는 “한국 정치는 언제나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에서 시작된다”며 “대선처럼 인물 경쟁이 중요한 선거에는 기대심리가 높아진다. 역대 대선을 보면 모두 이 같은 후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하다는 기대여론과 국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합쳐져 초반에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등판 3주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례도 비슷하다. 경쟁력 있는 지지율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그의 ‘새 정치’ 슬로건은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김 기자는 “안철수 지지율이 살아있으니 ‘국민들이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보면서도 정작 ‘새정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실체가 없다”며 “윤석열 후보 역시 여론조사 지지율 1위지만 정책, 미래 비전 등 검증할 정책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마 중심의 지지율 조사에만 관심이 쏠리다보니 각 후보가 어떤 정책을 가졌는지,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보도할 공간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고 했다.

김 기자는 여론조사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방식에 따라 다르다. 김 기자는 “ARS 응답률은 보통 5% 이내다. 95%가 전화를 끊는 셈”이라며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겠다는 사람만 ARS에 응답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화 면접 기반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ARS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 기자는 “흐름을 보는 게 중요하다. 당장 수치가 아니라 여론조사 앞뒤 흐름이 어떤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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