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이 대종상 수상 문제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초 심은경은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가 불참을 이유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을 때 '씁쓸하다'며 트위터로 심경을 피력했다. 그런데 17일 시상식에서 심은경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유학중이라 영화제에 참석치 못했기 때문에 천우희가 대신 수상을 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조연상을 받은 것도 감지덕지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여우조연상을 받고도 '상을 받았다고 해서 기분이 풀리지도 않았고, 그냥 담담하다'고 했다. 그녀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 신인배우인데 좁은 영화계에서 자칫 괘씸죄로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상이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다. 받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여기서 이미 논란이 된 대종상 시상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따지고 싶진 않다. 심은경은 '써니'로 인기를 얻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창창한 배우다. 다른 무명배우들에겐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일 텐데, 조연상을 받고도 계속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면 주관이 뚜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영화계나 대중에겐 상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해마다 대종상 등 영화제가 열리지만 후보에서 빠졌다고 투덜거리는 모습은 배우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한데, 너무 감정이 앞서 보인다. 여우주연상 후보였다가 불참 이유로 후보에서 뺐기 때문에 기분 나쁜 건 백번 이해한다. 그러나 주최측 입장에서 후보 한 명을 빼는 게 불가피하다면 나이가 적은 심은경을 빼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시상식 불참 때문이 아니라 김하늘, 배종옥, 김혜수에 비해 어린 심은경을 뺐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번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심은경의 이름이 오른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다. 처음 주연상 후보에 심은경 이름이 올랐을 때 솔직히 후보에 그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보니 너무 쟁쟁하기 때문이다. 여우주연상 후보 경력이 배우에게 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후보에서 빠졌다고 항의한 것이 배우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까 걱정이다.
심은경은 선배 류승범을 보고 배워야 한다. 만약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면 류승범이 그래야하는데 새파랗게 어린 후배가 조연상을 받고도 투덜대니 주제넘어 보이기까지 한다. 평생 후보에 한 번 오르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무명 배우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생각해야 한다. 심은경이 투덜거림은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하늘에게도 그리 기분 좋게 들리진 않을 것이다. 심은경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더 이상 불편한 심기를 보이지 말고 자중해야 한다. 아직 어리다고 그녀의 치기어린 투덜거림을 계속 받아주기엔 좀 지나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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