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소심남녀 스페셜 - 쿨하지 못해 미안해'에는 영화 <커플즈>의 주조연배우 5인방이 출연했다. 영화 커플즈의 주조연 5인방은 '김주혁, 공형진, 이윤지, 이시영, 오정세'로 각기 뚜렷한 이미지의 연기를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소심한 남녀들이라는 컨셉으로 <놀러와>에 출연해 시끌벅적하고도 유쾌한 웃음을 보여줬다.

<놀러와>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기존 <놀러와>는 게스트의 일상적인 얘기를 듣는 코너와 골방에서 나누는 편안한 수다가 주무기였다. 그 중 골방에서는 차트 랭킹을 보여주며 자연스레 게스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접근하는 형태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웃음을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런 <놀러와>가 가을을 맞이하여 조금은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골방코너에서 볼 수 있던 차트랭킹 수다를 없애고, '골방 클리닉 해결의 책'이란 무기를 장착하고 우리 곁에 찾아왔다. 이 코너는 좀 더 오락적인 부분으로 넘어갔다는 데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 커플즈의 다섯 명의 배우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로 소심함. 이시영이 <놀러와>에 나와서 그들의 공통적인 소심함을 이겨보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희망했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들은 지독히도 소심한 면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 말이 컨셉에 맞추어 나온 말이 아닌 듯 보였던 것은 <놀러와>에 나와서도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수시로 서로 토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누가 제일 잘 삐질 것 같냐'라는 질문에 이시영이 김주혁을 지목하고, 다시 이윤지가 김주혁을 지목하려 하자 빠른 속도로 이윤지의 팔을 제지하는 김주혁의 모습은 웃음이 나게 했다.

이시영도 묘한 타이밍에 삐지는 장면이 목격될 정도로 소심한 면으로 웃음을 자극했다. 오정세가 아내와 아이의 이야기를 할 때 입고 있던 의상이 토끼 모양이 있는 상의였고, 하의는 당근 모양의 의상이었는데, 이시영은 이 의상을 가리키며 웃고 만다. 이를 지켜보던 유재석이, "본인도 어깨에 털 나 있어요" 라고 하자 1차적으로 삐치고, 계속해서 유재석이 이시영과 공형진, 김원희의 의상을 묶어 "삼 남매 같다"라고 놀리자 입이 삐쭉삐쭉한 모습으로 웃음을 만들어 냈다.

김원희가 유행이라고 둘러대자 유재석은 다시 한 번 장난스레 "유행이 아니고 세 분이 지나친 거죠"라며 말하며 쐐기를 박는다. 이 부분에서 깐죽재석이라는 말이 생각 날 정도로 이시영이 삐지는 모습을 유도해 낸 장면은 생각할수록 명장면이었다.

다섯 명의 커플즈 배우들은 소심함이 무엇인지 여지없이 보여줬다. 컨셉을 잘 이해하고 몸에 습관으로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소심한 사람들의 특징들을 질문하면, 여지없이 그 부분이 맞다고 이야기하는 그들은 최상의 캐스팅이었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이들은 '뒤에서 이야기하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에도 공통적으로 속했고, '내가 보낸 문자에 답이 안 오면 상처받는다'라는 질문에도 역시나 공통적으로 답을 했다. 공형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걱정이 돼서 더 문자를 많이 보낸다'라는 말로 소심함이 극치를 보여주어 웃음을 준다.

그런 그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 마법의 책이 등장하며 <놀러와> 분위기는 한껏 살아난다. 처음에는 '저게 뭔가' 생각하듯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우연히 상황에 들어맞는 케이스가 발견되면 그들도 여지없이 빠져든다. 역시나 이 부분에도 유재석의 힘이 작용한다. 유재석이 이 책을 믿게끔 상황마다 풀이해내는 모습은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이끌어낸다.

그 이후에는 완전히 빠져드는 것만 남아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조금만 상황이 맞기 시작하면 바로 그 사이비 종교 같은 상황에 빠져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골골 브라더스'의 이하늘과 고영욱이 들고 온 이 마법의 책 같은 '골방 클리닉 해결의 책'은 어느새 사이비 종교의 명품 서적이 되고 만다. 그것을 전파하는 사람의 뛰어난 능력은 당연한 요구사항일진데 유재석은 그 부분을 완벽히 커버해 낸다.

'믿는 자에게 구원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놀러와>에서는 유머로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이 작은 종교 같은 마법의 힘을 가진 '해결의 책'에 홀릭된 배우는 이시영이었다. 그녀가 보여준 애교어린 집착은 큰 웃음을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장난스런 말로 가볍게 질문하며 시동을 걸었지만, 차츰 그 말에 대한 답들이 묘하게 들어맞을 때 서서히 홀릭되는 이시영의 모습은 웃음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거의 점집에서 점을 보듯 해결의 책의 힘을 빌어 답을 얻으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에는 다치지 않을까요?', "내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될까요?', '내년에도 올해처럼 바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여느 점집에서 보는 말들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의 질문이었다.

장난스레 한 번 본 타로카드 점에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시영'은 놀러와 해결의 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될 줄 몰랐다'는 유재석의 말이 보여주듯 이시영의 엉뚱하고 적극적인 행동은 재밌는 상황을 연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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